어쩌면 우리도 악수 한번 꽉하고
멋지게 안녕할 수 있었는데
현실은 HBO 미드가 아니라서
아무리 편집해도
근사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잖아요
100% 실시간 라이브라서
기억으로는 컷편집이나
시간 배열을 바꾸거나
대사와 자막을 바꾸거나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로
다시 짤 수도 있는데
그건 알다시피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라서
상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몰라요
이걸 오래전부터 대략 알아서
우리는 그렇게 허둥지둥 대기도 했고
닫힌 문 사이로 뛰기도 했고
갇힌 방에서 울고
눈짓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고
서로를 돕는 법을 갈구했었죠
영리한 생존을 택한 거예요
인생은 한 장의 사진이 아니니까
죽을 때까지 플레이되는 영상이니까
시간을 넘어설 필요 없으니까
시간을 우리 편으로 만들면 되니까
긍정에 모든 것을 베팅하고
항로를 고정합니다
세이렌의 노래가 쉼 없이 들리겠죠
지도는 잃어버리고
안개는 사라지지 않고
그냥 눈을 감아도 될 거예요
끝에 다다르는 순간
우리는 알게 될 테니까
그때 기억에 남는 과정들이
우리의 전리품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