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잘 들어보세요
못 알아들으셨으면
얼마든지 다시 말씀드릴게요
제가 당신을 걱정하는 것은
당신이 너무 약해서가 아니라
당신이 늘 어두워서가 아니라
당신이 쉽게 울어서가 아니라
제가 당신을 걱정하는 것은
제가 그런 사람이라서 그래요
너무 약하고
늘 어둡고
쉽게 우는
그런 사람이라서
당신을 통해 그런 내가 보여서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내가 하도 당신을 쳐다보다가
당신이 그런 사람이 될까 봐
그게 걱정되어서
내가 당신의 그곳으로 옮겨질까 봐
내가 그곳의 당신이 될까 봐
당신은 당신의 자리에서 닳아 지워지고
내가 당신의 자리를 차지하며
당신이 내가 될까 봐
너무 약하고
늘 어둡고
쉽게 우는
그런 사람이 될까 봐
불가능하겠지만
지금 일어나는 이런 일도
가능했던 일은 아니었죠
저도 이런 제가 지겨워요
처음엔 이러지 않았을 테니
어쩔 수 없는 일인 줄 알면서도
당신이 모르는 게 당연하죠
그걸 안다면 아니 알았다 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죠 지금처럼
못 알아들으실 줄 알았어요
다시 말씀드릴게요
*SAINT LAURENT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