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찢고 뼈를 부수며
사지를 짓이겨 분쇄시키는
거대하고 날카로운 덫의 날
끝에는 맹독이 묻어 있었고
머리의 일부를 잘라내어
기억을 지우려고 시도해도
고통은 늘 제자리였어
죽은 사람들이 근처에 있었고
죽은 사람들의 눈물과 피가 여전히 척척했고
죽은 사람들은 모두 가까운 사람들이었고
죽은 그들 옆에 가만히 누워보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니 나도 같은 신세
대화가 이불이 되어주었다면
우리는 새벽 찬바람에 당하며
감기에 걸리지 않았을 텐데
공감이 방패가 되어주었다면
우리는 자주 웅크려 뒤에 숨으며
살점을 조금 남겼을 텐데
같이 울던 날에
좀 더 깊이 잠들었다면
정신과 약을 처방받는 날이
더 늦어졌을 텐데
우리는 아무 힘이 없어서
들개들의 이빨과 발톱에 찍히고
도망치다 걸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죽고
너덜너덜 남은 자들은 여기까지 쓰고
숨을 거둔 이야기가 적힌 헝겊을 주워
지금 당신이 읽고 있어
PENTTI SAMMALLAHTI
Koylio, Finland (Jumping Cats), 19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