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의 인생에 대해 상상해, 네 사람 정도
그들과 어릴 적 같이 지낸 사람에게
자주 들어서 조금 알아
더 안다고 해서 이 글이
더 나아졌을 것 같지는 않아
그들에겐 아기(들)가 있었어
그들의 몸에 나왔고
한때 그들과 가장 가까웠지
한때였어
한때의 아기들은 더 이상 아기들이 아니고
그들은 현재 각자의 공간에 떨어져 누워 있어
불 꺼진 천장을 보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아
돈을 문제로 규정하면 만능키를 획득한 것 같지
-돈이 없어서 아기를 버렸어
-돈이 없어서 아기를 찾지 않았어
-돈이 없어서 아기를 포기했어
영문도 모르고 태어난 아기는 딱 그만큼 훼손되었지
돈이 없는 만큼이 아니라 너희들이 포기한 만큼
비슷한 소재의 대화를 나누던 누군 그랬어
돈이 없는 상황에 처하지 않으면
아기를 포기하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나는 그랬어 폐기되고 포기된 아기에게
그런 과정은 결과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아기에겐 자신이 버려진 존재라는 게 우선이라고
버려진 아기가 자신의 폐기 사유로
돈을 이해하기 전에
돈이 없으면 버릴 아기를 왜 가지고 낳았는지
돈이 없다고 아기를 버린 사람들은
생각은 해봤겠지만 그렇다고 달라졌나
버리고 포기한 아기를 찾아갔나
그때의 이야기를 다시 꺼냈나
자조지종을 나누며 설득하고 납득시켰나
인간은 타인의 침묵 속에
자신을 향한 용서와 연민이
가득 담겨 있다고 여기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하지
정 반대의 경우도 즐비하지만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은 경우도 많겠지
자기 상처에 집중한 인간은
대상이 자기의 아기더라도
철저히 선을 그으며 타인의 영역에 놓아두고
자기의 아기가 자기 삶을 방해하지 않도록
철문을 닫고 자물쇠를 걸고
혹한과 벌레, 굶주림과 외로움 속에서
죽도록 눈을 감는다고
난 내 삶이 바빠 돈이 없는 걸 어떡해
난 저 아기를 몰라 내가 돈이 없다니까
저 아기는 알아서 살겠지 자기 팔자지
죽어도 어쩔 수 없지 그게 인생이지
아기를 버린 그들이 가만히 누워
아기를 버린 이유를 돈문제로 얼버무리고
자기만 아는 진실을 외면하고 한쪽으로
등을 돌리며 다시 잠을 청할 때
버려진 아기는 여전히 썩어가고 있고
자기 삶 살려고
자기 아기 죽이는 선택들
너희들도 아기였고
너희들도 버려진 아기였고
이게 인생을 건 복수라면 아주 조금 이해하겠지만
너희가 버려진 아기들이 아니었는데
너희의 아기를 너희가 버렸다면 그건
참작과 감형의 여지가 없는 살인이고 살인자잖아요
밥도 먹고 잠도 자며
일도 하고 꿈도 꾸며
아기를 버린 후에도 자기 삶을 살겠지
버려진 아기가 버려진 아기로
시작한 삶을 살아야 하듯
그들은 서로를 몰라 그러기로 해서
소용없어 어쩌다 같이 있어도 혼자 죽겠지
이런 관점에서 낙태와 임신중단권리는
얼마나 공익적이고 효율적인지
예외와 사연 없는 삶은 없겠지
버려진 아기들의 개수만큼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