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팔 때려서 미안해

by Glenn

도로시는 조심하며 다가와

차분하고 공손하게 사과했어


아까 팔 때려서 미안해


불과 몇십 분 전 일이었지만

난 잊고 있었는데

원하는 걸 다해주고

작은 물리적 폭력으로

돌려받았지만 그 주체가

도로시라면 괜찮았어


사과를 마친 도로시는

맑고 밝게 웃으며

하고 싶던 농담을 공유했어

우린 다시 웃으며

우리 만의 유머 코드를 만끽했고


사실 사과를 받고 싶은 대상은

다른 먼 곳에 있었지만

이게 사과받을 일인지 맥락의 정의와 이해가

완전하거나 명백하지 않았어


상대 의도에 대한 오해로 인해

감정이 구겨졌을 가능성이 있었고

그렇게 주장될 것 같았지만

이미 감정이든 기분이든 물에 젖어

찢어진 종이 상자가 된 후였어


내가 어린 시절에 받지 못한 것 때문에

내가 현재 이런 대응에 취약하다는 의미로

이해했는데 곱씹을수록

넌 앞으로도 이럴 거야 이건 애초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처럼 들렸어. 아닐 수도 있는데 점점

굳어졌다. 고칠 수 없는 결핍을 지닌 사람

그렇게 규정된 것 같았어

조롱과 멸시의 점액질이 닦이지 않아

상대가 의도하지 않았을 테니 더더욱

막막한 화인. 처음도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도로시의 사과는

다른 세계의 광물질 같았어

전에는 없었고 지금은 극적으로

종종 마주하게 되는데 원래

이러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변화의

체감은 놀랍고 감격적이기까지 해

변화, 성장, 개선을 있는 그대로 담고 있고


여기에 적은 것과

진실 사이에는 광활한 격차가

존재할 수 있겠지


'존 치버의 일기'의 영향인가


도로시가 떠올라서

잠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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