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잘 몰라요

by Glenn

잃은 것들

잊은 것들

모르는 것들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만질 수 없는


이런 채워지지 않는 것들로만

칸을 아무리 채워도


극적으로 근육량이 증가하거나

당장 폐활량이 늘어난다거나

평균 수명이 치솟는다거나

하지 않아서


그래서 이러는 걸 수도 있어요


어차피

달라지는 것 없이

나아갈 경로라면

알 수 없지만


그 무지의 시작점에

개입했다는 걸

티 내고 싶어서

못생긴 고대 벽화 같은

이런 걸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적어서


벽을 떼어내 깊은 곳에

기도와 함께 모아둔 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시 섞여서 살아내요


책임과 저항,

대가와 참회 속에서

죄 같은 그리움과

과거의 천국을

새로운 흔한 언어로

끝없이 불러내며


기억되지 않을 희소성을 탐닉하며


나도 잘 몰라요

모르니까 이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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