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저주. 유니유니툰

유니유니 작가. 카카오웹툰 유니유니툰

by 백승권

탄탄한 반기업, 반사회 정서를 지니고

더러운 인간관계와 비열한 환경에

온갖 부적응과 부작용을 갖춘

인간실격 자격증 보유자가 아무리 여기가

카카오가 내어준 사유지(브런치)라고 해도

할 소리 안 할 소리가 있을 텐데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짓눌려

탄식은 하늘을 가리우며

멸망의 공포가 지배하는 내 마음

깊은 곳의 어둠을 기어이 끄집어내어

거울 앞에서 다시 배를 가를 셈이다

익명의 비명이 새어 나올 땐

눈물을 닦고 입을 틀어막으며


카카오웹툰 유니유니 작가의

카카오웹툰 유니유니툰을 정주행 중이고


(보다가 떠올라 견딜 수 없는)

지금부터 여기에 쓰는 말은 모두 거짓이다


내 아무리 제정신 아니어도

사회가 이런 글을 쓰게 할 정도로

뇌뼈피살을 분리했을 리 없다


사회생활에서

겸손은 무기다

날이 잘 들수록 상대를

더 깊이 베어낼 수 있다


더 낮은 자세와

더 바른 목소리

더 고운 표정으로

가장 가까운 곁까지

파고들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휘둘러

단숨에 숨통을 끊었으면

좀 더 나았을 텐데


장시간 노동과

극도의 언어폭력으로

훼손된 육체와 정신이

타이밍을 놓쳐

상대의 기능을 정지시키는데

늘 실패했었다


영웅담이 아닌 생존기에 가까웠어

그때 죽일 듯이 덤벼들지 않았다면

당장 내가 분쇄될 지경이었으니까


어떤 곳은

날개 없는 천사들로 가득한

간식 안 훔쳐 먹어도

배부른 낙원이라서

돈은 돈대로 벌고

꿈은 꿈대로 이루고

삶은 삶대로 누렸을 텐데

그곳을 아무도 데려가지 않았고

찾을 줄은 더더욱 몰라서

다른 곳에서 비루한 악마들 사이에 끼어

평범한 지옥을 오래 겪어야 했다


적나라한 에피소드는 굳이 적고 싶지 않다

불행자랑대회에서 장원할 자신도 없고

쓰면서 당시의 구체적인 초라함을

소환할 여력도 없다. 지금도 너무 지친다

난이도 낮은 것들만 몇 개 널어놓으면


대낮의 도로 위로 뛰어들어

생을 마치려고도 했었고

자정 가까운 귀가 시간에

회사인간에게 살해협박을 받아봤으며

성적 모멸감에 시달리게 한 요구를 받았고

어휘력 문해력 설득력 약한 애들에게

개 같은 소리도 매일 같이 들었다


문제가 거기서 끝나지 않았던 건

처음부터 나도 같이 물었기 때문인데

생각할 때마다 아쉬움이 앞선다

더 세게 물었어야 했는데

살점이 아작 나서 뼈가 드러나서

다시는 내 앞에서 고개도 못 들 정도로

그런데 나도 어렸으니까

어린 게 이래서 문제였고

나이 든 새끼들은 더 문제였다


그땐 앞이 안보였고

지금은 뒤를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후회는 없다 어쩌다 이렇게

광인이 된 게 아니라

타고난 게 글러먹어서 늘 그랬었다


자기 객관화...라는 멋진 말

나도 누군가에게 지독하게

힘들었을 것이다

여전히 선명한 에피소드가 있고

스스로를 무죄라고 변호할 수 있지만

경범죄든 정당방위든 피해를 준 일도 있다

근데 여기서 그걸 고해성사하자는 게 아니다


가장 고통스러웠던 때는

눈앞의 숲이 몇몇 미친 새끼들의

방화로 불타오르고 나의 동료들이

전원 새까만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모습들이 살갗을 녹이며 실감할 때였다


그때의 절망과 무력감이 여전히

정신을 옥죌 때가 많다

극소수의 가해자들에게 정신없이

폭력을 당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고

지금도 그때의 가해자들은

우리가 모일 때마다 소환되며

공동의 퍼즐조각을 완성한다


그때의 너희를 생각하면 부디

말년을 고통스럽게 보내셔야 할 텐데


너무 많은 나쁜 기억들이

뺑소니 차에 치인 짐승의

쏟아진 내장처럼 부유하고 있다


이상의 짧은 기록은

유니유니 작가의 유니유니툰의

한없이 귀여운 표정과는 너무 다르다

하지만 개 같은 인간들에게서 겪은

부모욕이라도 하고 싶은 사건들이 쌓인

주인공의 내면은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유니유니 작가의 실화이고

비슷비슷한 지옥 속에서 여전히

불타고 있을 모두의 실화일 테니까


가해자들은 자기가 가해자인지

절대 모른다지만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이 너희를 영원히 저주할 거라는 것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랫동안 고통받으며

알아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그들을 죽일지 언정

우리는 쉽게 죽지 않아야 한다

영원히 살아남아 영원한 저주를 퍼붓는 것이

각자의 지옥을 지나온 우리의 고귀한 존엄을 위한

최소한 배려이자 겸손일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현실에서

개새끼들과 마주할 때는 겸손을 잊지 말자

날을 잘 갈아둔 후 기다리고

적시의 타이밍에 맞춰 그의 정신을

쪼개고 갈라야 한다


차라리 여기 쓰인 말이 무슨 소린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였으면 좋겠다


모든 경험이 결코 배움이 아니며

어떤 경험과 악인은 만나지 않는 게 낫다

그리고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면

죽기 전에 죽이는 게 낫다

내가 죽으면 아무도 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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