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낮잠

by Glenn

자기 객관화의 우스운 점은

스스로조차 사물처럼 여겨지는 것

타자도 그렇게 여기려면 단계가 많을 텐데

모르는 사람이 맡긴 짐 같을 때가 많아요


느리고 무겁고 질척이고 칭얼거리고

진심은 대부분 저런 식이죠

쉬운 게 없어 쉬운 적이

교체와 폐기조차 불가능

당신이 묻어 있어서

(나를 버리면) 당신도 그렇게 될까 봐


거리를 생각했어요

물리적 간격, 시간의 인지

어떤 가능성을 떠올리는 빈도

현재형과 과거형을 뒤섞다가


아무리 현재형으로 관계의 중력을 이끌고 와도

그건 나의 시도일 뿐 상대가 이미 과거로

규정을 마쳤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끝났구나

서로 다른 평행우주에 기거하는 것과 같구나


그게 뭐 어떻담


우리 기어이 작정한다면

의지를 실행으로 옮기려 한다면

심장과 폐를 움켜쥔다면

차원의 관념을 뛰어넘어

여러 개의 낡은 법칙을 무너뜨리고

서로에게 닿는 거겠구나

와 어마어마한 사랑이잖아


낮잠을 자다 흘리는 눈물 같은 상상


떨어지는 게 두려웠어

떨어지지 않았을 때는

떨어질 거라 대비하면 막상

떨어졌을 때 예방주사라도 맞은 것처럼

미열과 근육통이 지나가고

나아질 줄 알았지


지금은 두렵지 않아요

떨어졌으니까

휴대용 상상력이 방전되었어

자기 세뇌도 얼마 가지 못하고

현실을 인정하면 어떻게 될까

과다출혈로 일기는 어제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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