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펭 데르메스 아이리스 인시에메

by Glenn

향수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 적 없어서

브랜드를 언급한다고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텍스트 중심의 지식의 축적보다는

살에 닿고 후각에 스미는 직접 경험의 영역


에르메스

입생로랑

메종 마르지엘라

르 라보

몽블랑

샤넬

디올

프라다

불가리


등의 브랜드가

유리병, 비누, 샘플 제품 형태로

가방과 책상과 옷장 근처

일상의 매우 가까운 곁에 놓여 있다

직접 구매와 선물, 샘플 수령 등의

과정을 거쳤다


여전히 내게 맞는 향을 모른다

위에 언급한 브랜드 별 각 두 개 이상

소장하며 경험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듭 재해석되는

좋은 기억과 달리 향에 대한 기호는

향의 지속이 지나면 금새 휘발된다


여러 향을 동시에 경험하기 어렵고
다른 브랜드가 쉽게 대안이 될 수 있다

브랜드 경험과 후각에 각인되는 프로세스를

스스로를 설득할만큼 친절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특정 향에 애착이 남지 않는다


아주 오랜 시간 느리게 쌓여진

소박한 취향의 영역이지만

조금만 게을러져도 쉽게 사라질 수 있다

옅어지고 희미해지는 향처럼


협소한 경험에 근거

최근 2년 동안 기억에 남는 리스트는

입생로랑 오 드 빠르펭

에르메스 바레니아 떼르 데르메스

프라다 레 인퓨전 드 아이리스

불가리 알레그라 인시에메


팔목에서 소매로 옮겨진 후

잔향을 알아차렸을 때의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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