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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황경신
나는 여태 이렇게 비어 있고
너는 여태 그렇게 비어 있어
그러한 대수롭지 않은 운명으로 만나
대단치 않은 것처럼 곁을 훔치다가
모든 것이 채워지는 인생은 시시하다고 중얼거리며
밀쳐내는 이유를 만들기도 하다가
붙잡을 것 없이 텅 빈 밤이면
너의 텅 빈 마음을 파고도는 꿈을 꾸기도 하다가
아직 이렇게 비어 있는 나는
아직 그렇게 비어 있는 너 때문인지도 모르니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한다
조금 더 비워 두기로 한다.
La Dolce Vi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