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이 스타트업에서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기까지#1
'누군가가 나에게 시간을 되돌려 준다는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절대 되돌리지 않을 것이다'
각종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해서, 스타트업에서 억대 보상을 받는 임원까지 누구에게는 짧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길었던 10년.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고등학교만 졸업해 스펙하나 없고, 지독하게 가난했던 내가 어떻게 박 터지는 스타트업씬에서 살아남아 억대보상을 받는 임원이 되었는지.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누군가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글을 이제 시작한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을 보는 날
나는 수험장으로 가지 않고, 김장을 준비하려는 엄마와 배추를 따러 배추밭에 갔다.
배추밭에 가는 차 안에서 엄마는 나에게 어떻게 살아갈 거냐고 물었다. 나는 체력도 좋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니 요리를 배우며 돈을 모아, 엄마 아빠랑 작은 가게를 차려 살아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엄마는 말없이 운전만 했다.
그 당시 아버지의 이른 정년퇴임과 주식 투자실패,
그리고 어머니의 사업 실패까지 연달아 집안에 악재가 터지며,우리 집은 빚이 빠르게 쌓이며 갑작스레 가난해졌었다.
매일 막막한 살 길에 대해서 너무 괴로워하는 부모님을 보며, 부담을 덜어드리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젊음의 패기였던 건가
부모님께 대학 진학을 포기하겠다고 하였고,
이제부터 돈을 직접 벌겠다고 하고
알바몬에서 시급이 높은 각종 알바를 찾아 시작을 했었다.
그러던 중, 내가 요리만 할 줄 안다면 우리 가족들이 같이 으쌰으쌰 하며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가지게 되었고,
주방알바 및 학원을 다니며 요리를 공부하기 시작하며 시간을 보내다, 군입대 시기가 다가왔고 다양한 식재료를 다룰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해군조리병에 지원하여 입대를 하게 되었다.
군대 전역을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왔을 때, 부모님이 갑자기 어느 곳을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
정말 우리의 동아줄을 발견했다며 삼성역에 있는 어떤 사무실에 데려갔는데....
'재원아 딱 1년만 도와줘라, 엄마 부탁이야'
- 세뇌가 완료된 홍 OO 씨
결과로 부모님과 함께 피라미드 일을 시작하였고, 결과는 알다시피...
1년 동안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고독해지고, 가난해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이렇게 가다간 정말 우리 모두 굶어 죽을 거 같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었다.
합법적으로 가장 빠르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일을 찾아다녔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돈을 많이 벌고 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던 게 생각이나
동네의 7개 정도의 휴대폰 대리점에서 상담을 모두 받았고, 가장 상담을 잘했던 지점에 지원을 하여 일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현장에 바로 투입이 되었다. 휴대폰 대리점 매니저들은 인센티브로 돈을 받아가고, 인센티브는 다음과 같은 예시로 책정되었다.
(갤럭시 S4 69 요금제 개통 시 -> 통신사 이동 65 / 신규가입 65 / 기기변경 30)
(갤럭시 S4 35 요금제 개통 시 -> 통신사 이동 30 / 신규가입 30 / 기기변경 10)
갤럭시 S4 69 요금제 1개 A 지점에서 신규 개통을 했다면?
제품을 개통한 지점에 65만 원이 떨어짐
그 당시 65만 원에서 세일즈 매니저들의 재량으로
최대 26만 원까지 (합법적인) 고객에게 지원해줄 수 있다.
(그 외에는 현금 페이백을 해주는 형태)
(통신사에서 지점으로 주는 마진 - 고객지원금) = 최종마진
최종마진에서 10% ~ 20% -> 세일즈 매니저의 인센티브
나는 당장에 돈을 정말 많이 벌어야 했던 상황이기에, 똑똑하게 판매 전략을 세워야 했다.
그때 세웠던 전략은, '제일 세일즈를 잘하는 사람 카피' 였었다.
일주일 동안 1등을 을 보조하며 모든 세일즈를 지켜보았고,
그의 세일즈 스크립트를 완전히 습득하기 위해 쉬는 날에도 '롤플레잉'을 요청하며 피드백을 계속 받았고, 결과로 2달 만에 지점에서 2등 세일즈매니저까지 올라왔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세일즈에 재능이 있었던 거 같음)
2등을 찍고 나니, 승부욕 때문인지 정말 간절히 1등이 하고 싶어 졌고 새로운 목표를 잡게 되었었다.
이전 체대를 준비하며 7년간 검도를 하며 배운 게 있다면,
1)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패턴을 빠르게 파악하고,
2) 대응 전략을 세우고 빠르게 실행하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 운동하며 몸에 각인된 DNA)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속담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1등 세일즈매니저의 방식을 본다면,
고객에게 가장 비싼 요금제를 쓰게 만들고, 통신사에서 당연히 해주는 약정할인 + SAVE 카드 개통을 통해
휴대폰 출고가에서 크게 할인이 되는 것처럼 속여 팔아 마진을 크게 남겨먹는 방식의 세일즈를 진행하였다.
이 방식은, 정보비대칭을 활용한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방식이었고 몇몇의 소비자들은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매장에 찾아와 클레임을 넣고 세일즈 매니저는 클레임 고객을 상대하느라 수많은 상담 시간을 놓치게 만들었다.
나는 1등에게 세일즈 하는 방법을 배웠지만, 양심에 걸려 고객들을 기만하면서 세일즈를 하지는 않았다.
계약서에 모든 내용들을 적어놓고,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금을 모두 넣어 세일즈를 하였었다.
그렇기에, 클레임은 많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1등과 비교했을 때 받아가는 절대적인 판매 매출은 내가 작았다.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며, 이득을 보는 상황은 다단계를 하며 정말 많은 사례들을 봐왔기에 이런 방식은 정말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싫어한다, 지금도
물론 1등과 똑같이 정보의 비대칭을 활용하여 판매 매출을 높이는 게 방법 일 수 있었으나, 뭔가 굉장히 그 방법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고객들을 기만하며 세일즈를 하는 게 본능적으로 그냥 너무 싫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1등이 되기 위해서는, '1등 세일즈 매니저보다 압도적인 판매수'로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었다.
'한 번의 상담으로 두 개의 이상의 제품을 판매할 수 없을까?'
우리 지점은 홈플러스 안에 위치했고 주변에 많은 주말이면 가족단위의 유동인구가 많이 지나가는 곳에 있었다.
한참 고민을 할 때 길 잃어버린 아이를 찾고 있는 부모님의 방송을 들었고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었다.
그때 당시 손목에 차는 '키즈폰'이라고 전화 및 실시간 위치추적이 되는 아이들용 휴대폰이 있었는데, 팔아도 마진이 크게 안 남아, 세일즈 매니저들에게도 인기가 없어 창고 한 곳에 쌓여 있었었다.
'키즈폰'을 역으로 프로모션 하여
아이들에게 휴대폰을 개통해 주기에는 부담스러우나,
항상 걱정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잡으면 어떨까?
당시 대부분의 매장들의 프로모션은 거의 최신폰 혹은마진이 가장 많이 남는 기기들 위주로 진행하였었다
참고로 키즈폰을 사용하려면 부모님 중 1명이 무조건 SKT 회선을 이용하고 있어야 했고, 하나의 회선으로 인정이 되어 가족결합이 가능했다.
가족결합이 된다면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아이들의 요금은 매월 무료 수준으로 쓸 수가 있었다.
만약, 아이의 부모님이 SKT를 사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세일즈를 유도할 수 있고, 쓰고 있다면 가족결합을 통해 인터넷 + TV까지 세일즈를 할 수 있었다.
이때, 빠르게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프로모션 보드 한 곳에 붙여 고객들에게 노출하기 시작하였고, 상담이 들어오는 족족 모두 자연스럽게 내가 가져왔었다.
(낮은 마진으로 아무도 키즈폰 상담을 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
결과적으로, 가설은 맞아떨어졌고 나는 입사 3개월 만에 지점에서 1등을 찍었다.
해당 방식으로 동료들과 여러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1등 지점까지 만드는 게 기여를 하였고,그 공로를 인정받아 빠르게 지점장까지 승진을 하고 사장님께 정말 좋은 제안을 받게 되었다.
(랭킹은 당시 SKT 라이선스를 가진 70개 판매지점을 둔 기업에서)
그러나, 나는 제안을 거절하였고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머리 크고 나서 정리하는 3줄 인사이트 정리>
1. 일을 배울 땐 '가장 잘하는 사람' 에게 배워라
2. 가장 잘하는 사람을 뛰어넘기 위한 전략을 세워 최고가 되어라
3. 어디서든, 1번 & 2번을 기억해라
(다음 편에서)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