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번 아슬아슬한 버스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3차 기숙사에서 버정까지 3분 만에 뛰어간 적이 있다. 당시 나한테는 그날 점심 먹을 돈을 포함해 10000원 남짓의 돈이 있었고 그때 그 버스를 놓치면 16000의 택시비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무작정 뛰는 거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결국 막 출발하려는 버스를 겨우 붙잡아 탔다.
지금의 나는 또 다른 버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버스를 놓쳐도 택시를 탈 수 있을 정도의 돈은 나한테 있는 거 같다. 문제는 지금 이 버스를 놓치면 다음에 언제 다시 버스가 올지를 모른다는 거다.
결국 또다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작정 뛰는 것 밖에 없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아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작정, 무작정 뛰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