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즐란 Jun 15. 2024

백합을 보면 떠오르는 장인어른의 기일



앞마당에 핀 하얀 백합을 보고

남편이 장인어른 기일이 다되었네 한다

해마다 아버지 기일이면

백합을 꺾어서 제사에 참여했었다

그걸 기억하고 있었네

하얀 백합을 꽃병에 한 무더기 꽂아놓고

아버지께 절했다

이제 모두가 백합을 보면

내가 가져오던 아버지 기일의

그 백합을 떠올린다

나는 어느새

백합을 가져오던  동생으로

기억되고 있고

은행나무집

살구나무집

동네에 하나씩 붙어있는

돌담에 꽃이 예쁜 집처럼

장인어른의 기일을 생각나게 하는

앞마당의 고고한 백합이

아버지의 얼굴이 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반짝반짝 초록 완두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