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하나둘씩 나기 시작하더니
언젠가부터 흰 눈썹도 속속 나기 시작했다.
머리보다 새하얘진 눈썹은 정말 꼴불견이다.
오늘은 염색을 해볼까.
전쟁에 나가는 장군처럼 심호흡 한 번 하고
준비물들을 늘어놓는다.
뒤쪽의 흰머리는
내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고
아직은 검은색이 더 많은 것 같아서
머리 앞테두리에만 염색을 한다.
꼴랑 이거하러 미용실 가기도 귀찮다.
눈썹부터 시작한다.
면봉으로 눈썹에 염색약을 바르고
앞머리로 넘어간다.
기다리는 십 분 동안 tv라도 보다가
씻으러 들어간 욕탕 거울 앞에
다 큰 짱구가 서있다.
눈썹 시커먼 짱구다.
아쿠! 깜짝이야.
ㅋㅋㅋㅋ
남편한테도 보여준다.
나 짱구가 되었어.
ㅋㅋㅋㅋ
짠~ 마술의 시간이 끝났습니다.
어머! 당신은 누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