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no2
성인이 된 이후 돌이켜보니,
내 기억 속의 나는
스스로 판단하는 자아가 부족해서 하라는 대로 인생을 살았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사회에서, 주위에서, 흘러가는 대로 보편적인 삶이 정답인 것처럼 살아갔다.
왜 공부해야 되는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는 것 같았다.
그때 이런 의문을 가지지 않은 것은 그 삶이 당연하게 옳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학원을 보내주시고, 학교에서도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하니까 나도 열심히 했다.
다행히 나는 남들보다 조금 성실한 성격이라 정말 성실하고 정직하게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누구를 위한 공부인지, 어떤 미래를 위한 공부인지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게 대학교를 갔고, 당시에는 아이언맨 영화를 보고 기계과를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부모님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대학생활을 하며 공부와 대인관계, 모든 것을 잡기엔 버겁고 힘들었다.
공대라 남자들만 있는 공동체에서 나는 특히나 소위 '무서운 선배들'에게 불려 다니며 밤늦게까지 술을 먹었다. (집에서 통학했다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스무살의 난, 20년간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삶을 겪고, 경험했다.
그런 삶은 1년간 지속됐고, 다행히 1년 전에 신청해 둔 입대 신청 날짜가 다가와 나는 2021년 3월 7일에 입대하였다.
20살과 21살의 힘든 시절을 견뎌내고,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중·고등학교 때의 나와 짧지만 대학교 1학년 때의 나는 내가 원하던 삶이 아니었다.
중·고등학교 때의 삶은 수동적이고 피동적인, 목적 없는 인생이었고
대학교 때의 삶은 그저 방탕하게 놀기만 하던 삶이었다.
중요한 건 지금까지 나는
나의 인생의 주체가 내가 되지 않았었다는 것.
모든 인생의 결정을 나 혼자 스스로 정하지 않았었다는 것.
군대를 전역하고 ‘공부’보다는 내가 끌리는 일을 찾기로 했다.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 결과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와 인기를 얻었고, 대학교 학생회장이 될 수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는 것.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겠다고 목표로 정하는 것.
인생은 한 번이고,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남들이 하기에, 모두가 하기에, 인생을 살아가기엔 우리에겐 두 번의 기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