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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bbie Dec 21. 2020

스웨덴에서 연말을 즐기는 법

스웨덴에서의 연말이 심심하다면, 무언가를 놓치고 있을 수도.

12월이 되면, 곳곳에 크리스마스 라이트와 데코레이션이 설치된다. 해가 가장 짧아 어두운 시즌이지만, 이런 연말 분위기가 날씨로 인해 우울해지는 것을 어느정도 막아주는 것 같다고들 한다. 물론 한국에도 이때쯤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긴 하지만, 스웨덴은 이런 분위기 내는 것에 다들 진심이다. 밖에 나가서 눈만 돌리면, 거의 모든 창가에 어드벤트 라이트 및 별 모양 조명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발코니가 있는 집이라면 거인 산타 장식 같이 어마어마한 장식을 해 놓는 경우도 있어, 거리를 걷는 것도 심심할 새가 없다. 이런 데코레이션 이외에도 스웨덴에서의 12월,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를 포함해서 즐길만한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다. 오늘은 그 이벤트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1. Lucia Day


Photo: Cecilia Larsson Lantz/Imagebank.sweden.se

아쉽게도 올해는 판데믹 상황으로 인해, 오프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루시아 콘서트는 열리지 않았다. 다만 매년, 루시아 데이 아침 7시에 SVT 채널에서 볼 수 있는 루시아의 아침(Luciamorgon) 프로그램은 변함없이 올해도 방영되었다.


이번이 스웨덴에서 맞는 두 번째 루시아 데이였고, 루시아의 아침 프로그램은 2015년 교환학생 시절부터 한국에 돌아가서도 쭉 챙겨보고 있었다. 스웨덴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해주면서 동시에 증폭시켜주는 그런 방송이었다. 어찌보면 이게 나를 스웨덴에 공부하러 다시 오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올 해의 루시아 콘서트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통해서 참고하시면 될 것 같다. 2021년 6월까지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루시아의 아침(2020) 다시보기: https://www.svtplay.se/video/29267198/luciamorgon-fran-jukkasjarvi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지금까지 봐왔던 루시아의 아침 프로그램은 교회에서 진행된 루시아 콘서트를 보여주던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판데믹 때문인지, 사전 녹화일텐데도 불구하고 교회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촬영을 하였다. 심지어 지역도 키루나 시(스웨덴의 아주 북쪽...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하면 떠올리는 그 이미지를 생각하면 된다.)에 위치한 곳이었기 때문에 야외에서 약 한 시간 가량 노래를 부르는게 굉장히 추워보였다. 여담으로, 나중에 루시아 역할을 맡은 학생은 손을 덜덜 떠는 게 다 보일 정도.


2. Nobel Week


노벨 위크 약 한 주동안은 티비를 켜면 노벨에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가득했다. 올해는 12월 5일부터 13일까지지 노벨 위크가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시상식을 포함해서 오프라인으로 열리는 행사가 없었고, 시상식도 수상자들의 거주국에서 각각 미리 촬영된 것을 방영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뼛속까지 문과인 나는 노벨문학상과 평화상에 관심을 가지고 프로그램들을 챙겨보았다. 스웨덴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이 시기 즈음에 교수님이나 다른 학생들과 노벨 위크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만큼은 노벨 위크 이벤트 하나 정도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 Nobel Media AB 2015. Photo: Alexander Mahmoud

원래 노벨 시상식은 위 사진과 같이 진행된다. 사진만으로도 굉장히 엄숙하고 웅장해 보인다. 올해는 이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내년에는 노벨 시상식도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분들은, 이 시기에 스톡홀름의 상징적인 건물들에 설치된 노벨 위크 기념 라이트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티비로나마 잠깐잠깐 보았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룬드에 거주하는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장르 구분 없이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프로그램 중 노벨 콘서트가 꽤나 만족스러웠다. 노벨 위크 프로그램들은 스웨덴 방송이지만 대부분 영어로 진행된다는 아주 만족스러운 장점이 있다.


노벨 콘서트 다시보기: https://www.svtplay.se/nobel-2020-nobelkonserten


노벨 위크가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SVT에서 방영한 노벨 관련 프로그램이다. 이 역시 다시보기는 2021년 6월까지 가능하다.


노벨문학상(2020) 다큐멘터리 다시보기: https://www.svtplay.se/video/29374932/nobel-2020-litteraturportrattet?start=auto

노벨의 저녁(2020) 다시보기: https://www.svtplay.se/video/28462221/nobel/nobel-2020-en-kvall-for-nobel-10-dec-20-00?start=auto

노벨 시상식(2020) 다시보기: https://www.svtplay.se/video/29189842/nobel/nobel-2020-prisutdelning-10-dec-16-25?start=auto


3. Christmas Concert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12월은 가장 행복한 시기일 것이다. 거리를 걷다보면 여기저기서 캐롤 합창이 들려오는 등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때이기 때문이다. 딱, 이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크리스마스 공연들은 그 행복감을 배로 만든다.


올해는 사실 팬데믹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굳이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집에서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로얄 스톡홀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크리스마스 콘서트이다. 한겨울에 방구석 콘서트라니! 우리 귀에 익숙한 캐롤 팝부터, 스웨덴어로 부르는 캐롤까지 다양한 캐롤들을 들을 수 있었다. 게다가 무료라니, 정말 크리스마스 선물 그 자체였다.


크리스마스 콘서트 시청 화면, 스크린샷 출처: www.konserthuset.se

해당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다시보기 기간을 길게 제공하지 않아 다소 아쉽다.


이 외에도 올해는 각 국의 다양한 크리스마스 공연들을 방구석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팬데믹이었던 2020년 그 동안 다들 고생했다고 위로해주는 걸까. 무튼, 그 위로 열심히, 그리고 감사히 받겠다.


+ 연말은 Glögg와 함께!


Photo: Helena Wahlman/imagebank.sweden.se

프랑스에 뱅쇼가 있다면, 스웨덴에는 글러그가 있다! 기존의 끓인 와인을 예상한다면 그것보단 굉장히 단 편이다. 하지만 스웨덴에서는 당이 필요한 이 시기에, 이 달달한 글러그가 최적이다. 이처럼 스웨덴의 연말은, 많은 국제 학생들이 '도대체 왜 스웨덴의 모든 것은 단 거야!'라고 불평하다가도 그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진처럼, 끓인 글러그에 아몬드와 건포도를 넣어서 마신다. 여기에 진저브레드까지 함께하면 완벽하다.


이 외에도 가족들, 친구들과의 크리스마스 온라인 파티, 어드벤트 캘린더 등 연말을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여전히 많다. 내년에 판데믹 상황이 끝나면, 이런 이벤트들을 오프라인으로 더 생생하고 큰 규모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연말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 같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소소한 이벤트들을 챙기며, 2020년을 행복하게 마무리 해 본다.




커버이미지 (Cover image, Photo: Helena Wahlman/imagebank.sweden.se)


스웨덴 유학 생활 이야기를 생생한 영상으로 만나보세요.

- 스터디인스웨덴(Study in Sweden Korea) https://www.youtube.com/c/StudyinSwedenKorea/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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