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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gomies Dec 28. 2020

스톡홀름에서 첫 크리스마스 보내기

많은 행사가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따뜻한 스웨덴의 크리스마스

 올해는 모든 이들에게 전례 없는 한 해가 된 것 같다. 처음 도착했던 여름만 해도 괜찮았던 코로나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winter break 동안 계획했던 Abisko 오로라 여행도 취소했다. 겨울 방학이라고 하기엔 거창하지만, 연휴 개념으로 약 3주간의 짧은 winter break가 있다. 많은 유럽 친구들이 크리스마스를 보내기 위해 집으로 돌아갔지만, 2주간의 격리가 부담되는 친구들은 스웨덴에 남아 연말을 즐기고 있다.


 물론, 가장 기대하던 크리스마스 마켓도 전격 취소가 되어 많이 아쉽지만, 유럽 살이 초심자에겐 충분한 즐길거리가 남아있기에 실망은 이르다.!


1. Nobel week

 처음에 행사 플래그를 보고, 분명 10월에 Nobel calling 행사를 대대적으로 했는데, 왜 또 Nobel week 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10월엔 Nobel 수상자를 발표하는 주간이었고, 12월엔 실제 상을 수상하며 축하하는 행사들이 있었다. 코로나로 수상하는 장면과 콘서트 등은 온라인으로만 생중계되었지만, 그들을 축하하는 기념 lights 행사는 시내 곳곳에서 12월 5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었다. 덕분에 급격하게 짧아진 낮 시간을 다채로운 불빛으로 채워주어 낮보다 밤이 기대되는 12월을 보낼 수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Nobel prize 행사들을 지척에서 구경할 수 있다니. 내년엔 반드시 오픈된 모든 행사들을 오프라인으로 참석할 수 있길 바래본다.

https://nobelweeklights.se

Nobel week lights map, 해당 포인트에 커서를 대면 어떤 작품이 있는지 확인 가능  
Space 테마의 시청 건물, 각 포인트 마다 테마가 다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



2. Stockholm Lights 따라가기

 크리스마스 마켓이 취소되어도 충분히 크리스마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이유. 바로 길 곳곳에 자리 잡은 크리스마스 장식들 덕분이다. 매일 같은 곳을 걸어도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반짝반짝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장식들을 구경하며, 여행 같은 일상을 살고 있음에 다시 한번 행복해졌다. 정처 없이 걷다가 새로운 장식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꼭 보고 싶은 장식들이 있다면 아래 지도를 참고하면 된다.

https://stockholmsjul.se/lightmap

스톡홀름 Christmas lights map
위 지도의 Bridges 부분, 낮보다 밤이 밝은 스톡홀름의 12월 :)


3. 근처 소도시 여행하기

 큰 도시에만 있는 것이 지루해질 즈음, Winter break를 기념하며 친구와 약 1시간 30분 정도 거리의 Sigtuna를 방문했다. Sigtuna는 스웨덴의 첫 Christian town으로, 약 980년 경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중세 분위기를 잔뜩 품고 있는 메인 구시가지 거리라니, 듣기만 해도 크리스마스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거리 양 옆엔 구경하기 좋은 가게들이 즐비하고, 역사적인 도시답게 구경할 만한 박물관과 교회,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 등이 있다. 그리고 바로 붙어있는 강가에서 예쁜 노을을 보며 짧았던 Daytime을 마무리했다. 비록 크리스마스 마켓은 열지 않았지만, 메인 광장에서 크리스마스 디저트를 팔고 있어서 이것저것 시식도 해보고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Sigtuna 메인 광장의 디저트 상점
2020년 12월 22일 오후 네시의 Sigtuna 거리.


4. 크리스마스 음식 먹기

 스웨덴의 크리스마스엔 Julbord (Jul : Christmas, bord : table)라고 부르는 시즌제 음식들이 있는데, 레스토랑에선 일반적으로 뷔페 형태로 제공한다고 한다. 직접 분위기를 느끼며 먹고 싶었으나, 코로나가 다소 걱정되어 pick-up 하는 것으로 주문을 하였다. 그러나, 미리 결제하는 것을 깜빡하고 말았고.. 주문은 취소되었다. 아쉬운 대로 가장 많이 보이는 음식들은 Saluhall이라는 스톡홀름의 시장에서 구매하여 맛보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한 Östermalm의 saluhall, 식사하고 갈 수 있는 공간도 많다.
Christmas Dinner

위 사진의 가장 메인으로 보이는 Ham은 Julskinka로, 돼지나 닭고기를 소금에 절여 삶은 후, 계란물을 묻히고 빵가루와 머스터드를 입혀 오븐에 통으로 구워 얇게 썰어 먹는 방식이다. (들어가는 재료를 이렇게 적으면 맛을 상상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적었다.) 햄은 꽤나 담백하고 맛있었고, 톡톡 터지는 머스터드가 고기와 엄청 잘 어울렸다. 

Christmas Deserts

 왼쪽에 보이는 노란 빵이 Lussebullar이다. 샤프란을 넣어 반죽한 빵에 건 베리류를 콕콕 박아 모양도 귀여운 이 번은 스웨덴 사람들이 겨울에 자주 먹는 음식이다. 직접 맛을 보니 생각보다 달콤하고 샤프란 향이 좋아서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겨울에 정말 잘 어울리는 Gingerbread와 Glögg. Gingerbread는 생강 향이 너무 강할까 봐 걱정했는데, 커피랑 너무 잘 어울리는 맛이라 마트에서 한통 사서 매일 조금씩 먹고 있다. Glögg는 뱅쇼와 비슷한 와인인데, 더 달고 시나몬 향이 강한 것 같다. 

 그리고 'Jul'이라는 글자를 달고 있는 음식을 만나면 크리스마스 시즌에만 주로 나오는 녀석이구나! 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았는데, Julmust라는 탄산음료가 입에 굉장히 잘 맞아 콜라 대신에 자주 사 먹고 있다. 


 이 밖에도 KTH에서 주최하는 Gingerbread house bake-off 와 Secret santa gift exchange 행사 등이 있었으나, 많은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가 지금은 다소 부담스러워 올 겨울에는 아쉽게도 신청하지 않았다. 내년에는 더욱더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것을 기대하며 한 해를 마무리해본다.


아! 올해 스톡홀름엔 크리스마스에 선물처럼 예쁜 함박눈이 내렸다. 

그러니까 늦었지만 한번 더,  God Jul!





Cover Image 출처 : https://imagebank.sweden.se/christmas+market/stockholm,%20central+sweden/old+town%252C+stockholm/5255

Christmas Dinner 이미지 출처 : https://imagebank.sweden.se/swedish+christmas+dinner///60

Christmas Desert 이미지 출처 : https://imagebank.sweden.se/gl%25C3%25B6gg+and+gingerbread///5594

그 외 이미지 : 작가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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