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ksk Sep 12. 2018

35.  마치며...

Epilogue

2015년부터 불어온 플랜트 시장의 어려움이 아직 계속되고 있습니다. 점차 유가가 오르면서 시장이 풀리는가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몇 개의 해양 프로젝트 수주 전에서 중국이나 싱가포르 회사에 밀려 충격을 받았습니다. 조선 3사 모두 어떻게든 수주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많은 것을 양보하고 도전했음에도 결과는 그야말로 참패였습니다. 입찰에 참여한 조선 3사는 모두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육상 플랜트 또한 수주 실적이 신통치 않으면서 일부 회사에서 순환 휴직을 실시한다는 소식에 플랜트 업계 전반이 우울한 분위기입니다. 


대한민국의 플랜트 산업은 분명 기회가 다시  올 것입니다. 

함부로 예단할 수는 없지만, 저는 우리나라가 해양플랜트 산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다시 기회가 올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발주처들의 관심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도 크며, 세계 경기 회복과 유가의 흐름을 볼 때 우리 스스로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중국이나 싱가포르가 가져간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그들이 성공한다면 우리의 입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지만 현재로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엔지니어링 단계에서 이미 Change Order 문제가 심각하게 불거졌다는 등 프로젝트 진행에 좋지 않은 소식이 간간이 들려오기도 합니다. 해양 플랜트는 절대 '저 임금 근로자'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뼈아프게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이 단지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라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라면, 지금 우리는 세계 오일 메이저들의 눈길이 다시 우리나라로 향할 것을 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들의 눈은 이미 한국을 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플랜트 사업, 특히 해양플랜트 사업은 '조직'과 '사람' 그리고 '시설'로 하는 것입니다.

이 사업을 접을 것이 아니라면, 이제 더 이상의 인원 감축을 중지하고 흐트러진 조직을 정비해야 합니다. 특히 매니지먼트 조직을 정비해야 합니다. 그동안 발주처의 불만이 가장 높았던 부분이 바로 '관리 부족' 즉, '매니지먼트'의 부족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경험자가 이미 자리를 비웠습니다. 이제는 그들이 비운 자리를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채워야 하는데, 매니저가 그냥 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필요하고 경험이 필요합니다. 어느 분야이든 '일머리'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매니저' 한 명이 프로젝트의 흐름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그 중심에 엔지니어링 매니저가 있습니다. ‘사람’을 키워야 하는 이유이며 이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관리 체계도 정비해야 합니다. '경쟁'이 아닌 '협업'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EPC 엔지니어링은 '사람과 조직'이 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구성원 간 협업이 더욱 중요한 분야입니다. 개개인의 경쟁을 통해 기술이 발전하는 분야가 아니라 협업을 통해 선후배 간 기술이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분야입니다.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개인의 성과를 요구하며 엔지니어들을 경쟁으로 밀어 넣는 관리방식은 즉시 중단해야 합니다. 일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 안에서 엔지니어들이 맘껏 뛰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합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는데 일 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오랫동안 해 온 일이고 많은 자료도 이미 가지고 있기에, 그리고 평소에 생각했던 것이 많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오만이었는지를 깨닫는데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대중 서적과 달리 기술 서적은 다소 거칠고 투박한 것이 당연하다고, 그러니 화려한 언어보다 내용에 충실하자고, 그래서 이 업계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이해하기 쉽도록 가볍게 쓰자고 끊임없이 스스로 다독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지지와 주변 동료, 친구들의 격려 그리고 출간에 앞서 인터넷을 통해 미리 공개한 글을 읽고 공감해 주신 많은 분의 응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글이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에 관심이 있는 엔지니어나 신입 사원들의 역량 함양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욕심이 있다면,  엔지니어링 매니지먼트를 위한 내용이지만 상당 부분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에서 수행하는 업무이기도 하기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업무에 종사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욱 큰 기쁨이겠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매니지먼트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마중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아울러,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은 강의를 통해 더욱 깊이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대한민국 플랜트 산업의 부흥을 꿈꾸는 자, oksk


매거진의 이전글 34.  [총정리]한 눈으로 보는 엔니지니어링 서비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