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새들마다
상처 없는 새 없고
걸어가는 사람마다
사연 없는 사람 없다
가슴 열어 터 놓고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
주저리 주저리
삶의 그림들이 펼쳐지고
꼭꼭 숨겨둔
아픔들 고통들의 사연이
껍질을 깨고 햇살을 본다
해바라기 처럼 웃는
그녀를 만나고
그녀의 가슴을 알아보던 날
주르르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세례
아리게 내게로 온다
환한 웃음 너머
패여진 가슴속 겹겹 주름살
살짜기 걷어보니
말로는 할 수 없는
시린 빙하가 버티고 있었다
빙하기 뒤의 세상을 찾는
그녀의 시린 삶이
위로가 되는
정오의 더운 햇살 속 산책
상큼한 풀냄새가
가슴을 파고 든다
아이처럼 아프다고
응석부리던 나는
다만,
깃털이란 사실앞에
속울음이 넘쳐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