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과부 시어머님 매일매일은 꼭두새벽부터 시작된다.
주문처럼 또는 자신의 한풀이처럼 올려지는 기도가 끝나면 햇살이 퍼지거나 비가 오거나 그날의 일기에 따라 하루가 시작된다.
부지런하기는 따라올 사람 없고
베풀기에는 따지거나 계산 하지 아니하시고
사랑 많기는 다 큰 손자손녀들 아직도 가까이 찾아오는 걸 보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 어머님이 병원에 입원을 하셨다.
팔순을 코앞에 두고 가쁜 숨을 쉬시고
평생 하지도 않는 나약한 말씀들을 하신다.
청상과부로 살아내신 세월속에 속이 새까맣게 타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진 것인지 심장에 병이 들어와 박혔다.
폐에는 부종이 생겨 체악을 빼내야 하고 혈관은 또 무슨 이유로 힘을 잃은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배도 아프고 옆구리도 아프다고 하신다.
세상이 좋아서 이 모든것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하지만 마음을 닫고 거부하시는 어머님의 가슴속엔 벌써 자식걱정부터 심어 놓으셨다.
자식들에게 폐가 될 것이라는 당신의 믿음 하나 만들어 놓고 야속히도 가슴을 후벼 파댄다.
견디어 오신 세월이 야속해서인지 진절머리 나서인지 지금이라도 눈 감으면 좋겠다고
거듭거듭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속수무책이다.
어머님은 출판할 수 없는 인생서적 한권 힘들이지 않고 읽게 해 주셨고 신앙의 힘도 배워 주셨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고 거부되는 한 가지!
여자의 일생만은 받아 들이고 싶지 않아 그저 한숨만 나온다.
골 깊은 세대차이에서 오는 강력한 거부반응이자 이기적인 자기보호의 무의식적 항변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씁쓸함과 쓸쓸함과 짙게 아려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