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칠럭키야

by 이월생

2022년 11월 15일, 전 세계 인구가 80억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유엔을 통해 전해졌다.

해당 뉴스를 보고, 도대체 이 집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가 가장 먼저 궁금했다.

하지만 찾아볼 정도는 아니어서 찾아보지 않았다.


여기까지 적어놓고 보니, 궁금했으나 안 찾아본 스스로를 브런치에 내놓기가 부끄러워 찾아보기로 했다.

결론은, 호적등록인구를 집계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하튼 그렇게 오늘, 70억대에서 80억대로 오피셜하게 지구촌 인류 발전에 새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UN 사무총장이 발표했다.

2011년 70억을 돌파한 것에서 정확히 11년 만의 일이라고.

90억 명이 되는 것은 15년쯤 후인 2037이라는 예측도 했다.


이 사실은 흔히 듣던 이야기와는 참 먼 이야기라고 느껴졌다.

인구감소, 지방 소멸 등의 이야기만 들어왔는데 갑자기 80억 명을 돌파했고, 90억 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라니.

우리나라에 한정된 문제일 뿐, 한국과 한국인이 없어도 세계는 많은 인구들로 잘 돌아가겠구나 싶은 생각에 조금은 씁쓸해졌다.

이왕이면 한국도 영원하길 바라지만, 출산이라는 행동을 통해 유의미하게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 아무 말 않고 맘속으로 조용히 응원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래 볼 계획이다.


여하튼, 아마도 내 또래 사람들은 '60억 지구'로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1 초라도 안 보이면
2 이렇게 초조한데
3 삼초는 어떻게 기다려
이야 이야 이야 이야
4 사랑해 널 사랑해
5 오늘은 말할 거야
6 60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7 Lucky 야

가사만 봐도 흥얼거려질 숫자송의 가사 때문에 그렇다.

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무튼 위 사실로 미루어 짐작해보자면 이 노래를 불렀던 게 11년도 더 전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참 오랜 세월이 흘렀구나 싶은 사실이 또 한 번 놀랍고 씁쓸했다.


1974년 40억 명인 지구의 인구가 무려 48년 만에 두배가 되었다고 한다.

두배가 된 계기가 무엇일까?

지난 48년간 사람들은 이 세상이 너무 만족스러워, 내 아이에게도 이곳에 살 기회를 제공해주고 싶었던 걸까?

무엇이 80억 인구까지 만들게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이 세상은 80억 명 전부가 행복하기만 할 수는 없는 곳이라는 사실이다.

상위 10%의 가구가 부의 90% 가까이를 소유하는 세상이라, 그 어떤 것도 공평하고 공정하게 배분되기는 어려운 곳.

그럼에도 80억 명 모두가 행복한 순간을 자주 만나기를 바라고 싶다.

이왕 태어났으니, 태어나길 잘했다! 를 느끼면서 살기를 말이다.


문득 지구에 80억 분의 1 역할만 하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퇴사를 할까 말까, 글을 적을까 말까, 다이어트 중인데 저녁을 먹을까 말까,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등등의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도 될 것 같다.

80억 명이나 있는 세상에 평균과 보통을 논하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싶기 때문이다.

도대체 80억 명 중에 몇 명이 선택한 삶이면 보통이 되는 거고 평균이 되는 걸까?

다 의미 없이 모두가 80억 명 중에 1명이다.

그러니 적어도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만큼은, 가볍게 가뿐하게 원하는 것을 선택하며 살아도 될 것 같다.

이런 글을 쓰고도 내일도 모레도 출근을 하긴 할 것이지만, 그래도 아무튼 생각의 무게라도 조금 가벼워졌다는 것에 의의를 두며, 마무리해본다.


추신, 이 글을 시작하면서는 80억 명 중에 하필 지금 만나고 있는 백여 명의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사실이 문득 소중해서 제목을 저렇게 정했다.

글의 방향이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지만 이 마음은 여전히 유효하기에 이렇게라도 적어보며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