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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생 Jun 08. 2023

어쩌다 카페 사장

오늘의 책 [어쩌다 카페 사장]

요즘 계속 이런 류의 책을 읽는 이유는, 내 삶에 이런 것들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차차 그 과정을 브런치에 공유할 만큼 일상이 정돈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우선 오늘의 책 독후감을 시작해 본다.


우선 이 책은 저자가 25살, 카페를 창업해 일매출 0원의 기록에서 일 140만 원까지의 밑바닥 탈출기를 소개한 것이라고 했다.

진짜 경험이 담긴 책이니만큼 정말 가감 없이 솔직하다. 

잘 되는 카페를 제 손으로 포기하고 나온 사람이 들려주는 카페 운영기를 책 한 권으로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고마운 이야기였다.

중간중간 경험해 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소확팁을 적어둔 부분도 좋았다.

실제로 카페 창업을 앞두고 있다면 꼭꼭꼭 읽어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장사가 안되면 생계와 관련된 걱정으로 가장 힘들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노력한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때 느끼는 비참함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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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이 되어보면 남들 눈에는 대단하지 않아 보이는 일도 참으로 고민스럽다. 잔 하나 바꾸느냐 마느냐, 가격을 200원 더 올리느냐 마느냐로도 며칠을 고민하는데, 콘셉트와 타깃 설정은 가게의 스타트를 끊는 중요한 사안이니 엄청나게 고민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운영과 관련한 일에 대해 사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그 상태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사장에게 있어 용기는, 처음 창업에 도전할 때만이 아니라 창업 후에도 끊임없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필요로 하는 용기는 바로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버리는 용기’ 일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외면받는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위 말처럼 용기 내 모든 과정을 지나온다면 개인적으로 아주 많이 성장해 있을 수 있는 점이 자영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새삼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장사는 ‘도전! 그리고 열정!’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 열정도 기본적인 지식이 밑받침되었을 때 효과를 본다는 것을 알았고, 그 이후로는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잠깐 숨을 돌려 관련 서적들을 빌려 읽고 유튜브를 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
 말 그대로 진짜 ‘맨땅’에 헤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퇴사를 하고 전적으로 책에 기대며 사는 중이라 위 말을 더 공감했다.

시작하려는 일 역시 수많은 사업가들의 말처럼 정답을 책에서 찾고 있는 중이다.

관련 업계의 책을 최소 20권 이상 읽고 시작하면 적어도 해당 상권에서는 그 업종으로 1위가 될 수 있다는 역행자의 저자의 말을 계속 믿어볼 예정이다.

맨땅의 헤딩을 진짜 맨땅에서 하면 안 된다는 표현이 특히 좋았다.


가구의 가격은 디자인보다도 소재에 따라 차이가 큰데, 가정집의 가구들은 몇십 년을 사용할지 몰라도 매장에서 는 사용 기간이 길어봐야 5년 미만이다. 따라서 원하는 디자인을 고려하되 웬만하면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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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품은 아이디어기도 하다. 꼭 돈을 들이지 않고 다 마신 와인병이나 크래프트 비어 병에 초나 꽃을 꽂아 놓아도 소품이 될 수 있다. 커튼도 빛을 막아주는 본래의 기능 외에도 패턴이나 소재에 따라 훌륭한 인테리어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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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음악일지라도 음악 없는 카페는 상상할 수 없다. 보통 스트리밍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선곡에 자신이 없다면 유튜브를 추천한다. 재즈, 보사노바, 힙합 등 매장 BGM으로 쓸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음악 유튜버들이 선곡해놓은 것이어서 음악도 믿을 만하고, 무엇보다 신경 쓸 일을 덜어주기 때문에 매우 유용하다. 4시간 이상짜리도 많으니 매장에 어울리는 것을 재생해두고, 끝날 때마다 리플레이 해주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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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인테리어의 핵심은 딱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테리어 콘셉트를 정해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너무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두 번째는 ‘최소의 자본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공간이기 때문에 욕심이 생기는 것은 잘 알지만, 매장은 내 개인적인 공간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하기보다는 아이디어와 발품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이다.

인테리어에 관한 이만큼의 꿀팁이라니.

정말 카페 창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 같은 말들이었다.

음악 역시 감각적인 유튜브를 재생해두면 된다는 점을 배워간다.


유행과 손님의 요구에 따라 한 가지 한 가지 늘리다 보면 메뉴판의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재고 관리가 어려워 신선한 재료를 사용할 수가 없고, 결과적으로 메뉴의 퀄리티는 떨어지고 만다. 백종원 아저씨가 항상 메뉴 수를 줄이라고 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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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목적은 결국 ‘판촉’이며, 판촉에서는 ‘무엇을 판매에 주력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주력하는 상품은 보통 판매자에게 큰 이윤을 남겨주는 상품이기 때문에 결국 어떻게 하면 그 상품을 팔 수 있을지가 마케팅의 가장 큰 관건이다. 
나는 그 해답을 ‘접객’에서 찾을 수 있었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주문을 받을 때 내가 어떻게 응대하느냐에 따라 손님들의 주문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주문할 때 손님들은 대부분 메뉴판을 바라본다.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은 메뉴판 자체를 잘 보지 않고, 아메리카노나 카푸치노 등의 주문으로 바로 이어진다. 하지만 메뉴판을 주의 깊게 본다는 것은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통 손님이 메뉴를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주문받는 사람은 대부분 ‘빨리 좀 주문하지’라는 얼굴로 멍하니 포스기만 바라본다. 그러나 바로 이때, 먼저 정적을 깨고 손님에게 “뭐 찾으시는 거 있으세요?”, “뭐 궁금한 메뉴 있으세요?”라는 한 마디를 던지면 내가 메뉴 선택에 관여할 수 있게 된다. 빨리 주문하라는 식의 퉁명스러운 말투가 아닌, 무조건 친절하고 상냥하게 말하는 것이 포인트다.

인테리어, 감성 등도 좋지만 결국 요식업의 본질은 메뉴라는 걸 한번 더 상기시켜 주었다.

너무 많은 선택권은 선택을 포기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메뉴는 간략해야 한다.

또 블로그나 인스타 홍보만큼 대면 판촉에 신경 쓰라는 말이 인상 깊었다.

기계적인 주문 말고, 매번 마케팅을 한다는 생각으로 주문받기. 나는 이 책에서 이 문장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사장님들 중에는 유독 진상 손님을 많이 만나는 사장님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장님이 있다. 그것은 상권의 문제나 운이기보다는 사장이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다. 사장은 룰을 만들고, 룰대로 손님들을 리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사장님만의 카리스마가 생기고 가게의 분위기도 정돈되면서 손님들이 상식에서 벗어난 무례한 요구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특히 작은 가게일수록 인력이 적기 때문에 원활한 매장 관리를 위해서는 룰이 꼭 필요하다.

상권, 콘셉트와 타깃, 사장의 생각에 따라 각 매장의 룰은 모두 다르다. 내가 고심 끝에 정한 우리 카페의 룰은 대략 ‘1인 1잔’, ‘외부 음식 반입 금지’, ‘상업 촬영 및 남에게 피해를 주는 지나친 사진 촬영 금지’였다. 카페의 안정적인 운영과 손님 간의 마찰 없이 모두에게 즐거운 공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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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라는 공간을 마치 공공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외식업같이 한정된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은 테이블과 의자 하나하나가 다 매출과 연관된다. 그래서 음료와 관계없이 한 의자를 차지하고 있는 이상 이용료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배부르니 음료는 구매하지 않을래’라는 말은 ‘필요한 공간, 콘센트, 와이파이, 화장실, 물 등을 다 이용하면서 돈은 내지 않을래’라는 말과 같다. 카페는 친구 집이 아니라 엄연한 상업 공간임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는 것 같다.

자신의 가게에 어떤 룰을 정해 명시해 놓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이 역시 놓치기 쉬운 부분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렇게 적혀있으니 한번 더 체크해 둘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특히나 인스타 핫플 카페 창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저자와 비슷한 타깃에게 비슷한 감성을 팔고 싶은 사람에게 당연히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의 카페 창업 시작은 제목처럼 어쩌다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결코 어쩌다 그냥 하는 사람의 성공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을 통해 돈 주고 살 수 없는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고, 성실함과 겸손을 배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의 가치를 깨달았다. 장사든 무슨 일이든 뜻이 있지 않으면 간절할 수 없고, 오래오래 계속해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뜻이 없이 어쩌다 시작한 장사는 참으로 힘들었고, 갖은 고생 끝에 성공을 손에 쥐었지만, 결국 뜻이 없어서 끝을 맞이했다. 
뜻이 없으면 내 삶과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는 것. 이를 깨닫게 해 준 것만으로도 창업은 나에게 가장 훌륭한 인생 수업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쏟아 부운 카페를 폐업하는 것으로 책은 마무리되는데, 저자의 그런 과정들은 오히려 솔직하게 느껴졌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도 자영업을 그만두는 것도 결국 그 안에서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기 때문인 것은 사람에게 동기와 목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해 준다.

성공적인 사례에도 스스로가 체감하기에 여유가 없고, 쫓기는 느낌이며 건강을 잃고 있다면 그만둬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저자는 창업을 시작했을 때도, 매출 0원을 마주했을 때도, 그리고 매출 140만 원을 이뤄냈을 때도 한결같이 용감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시작하는 것도 계속하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전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 말이다.


창업에 꿈이 있다면, 이름 모를 사람들이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카페의 사장인 저자에게 조차도 책에 나온 것만큼의 처절하고 속상한 일들이 있음을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솔직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재차 추천하며 독후감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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