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고 싶다.

by 신경은

방송을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

데스크에 앉아 뉴스를 진행한 건 방송 경력의 절반 이상이다.

멋 모를 때 텔레비전에 나오는 앵커를 동경했고,

머리가 조금 차서는 더 그럴듯한 말로 '하고 싶다'는 마음을 대변했다.


마지노선같은 나이를 지나 나는 오늘도 뉴스를 하고 있다.

이마만큼 하고 나니 나에게 방송이란,

그리고 뉴스란 어떤 의미일까 되짚어보게 된다.


때로는 건조한 일 같기도 하고, 때로는 단조로운 일상 같기도 하고

그런데 또 때로는 설레고 긴장되고 잘 하고 싶어서 미치겠는.

그래서 아직도 어려운 숙제, 미지의 영역이다.


열정에 달뜬 시절에는 기회만 찾아오길 염원했고,

번듯한 직장에서 이름을 알리며 방송을 하는 게 꿈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누군가, 애쓴 만큼 원하는 위치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머쓱한 자기검열부터 튀어나올 것 같다만 나의 꿈의 여정에는 만족한다.


어떤 곳에서 어떤 방송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카메라 앞에 서서 마이크를 든 지 10년이 넘어가는 오늘도

나에게 던지는 저 질문은 유효하다.

타고난 재능보다는 우직한 근성으로 덤벼드는 타입이라

준비 없이 데스크에 앉는 건 여전히 자신이 없다.

매일 소리를 내는 발성 연습을 해야 마음이 편하고,

이해되지 않는 텍스트는 자연스럽게 입말로 못 옮긴다.


누구나 볼 수 있고, 평가할 수 있는 일.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질 수 있는 일.


그래서 마이크는 여전히 무겁고, 그래서 나는 영원한 초보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