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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좋아한다

네이버 블로그 '전문상담사 잇슈' : 이해하기

by 잇슈


나는 동네에서도 인사성이 밝은 아이로 유명했다.

그건 나의 부모가 학습한 결과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내가 동네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도록 만들어준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그 습관은 내가 학교를 다닐 때도

내내 잘 이어져 왔는데

으레 그렇듯이

내 행동이 잘못이 아님에도 그 행동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나타났다.


대학교에 갓 입학했던 시절.

나와 동기들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선배와 교수님이 대다수였고.

선배들도 선배들에게 인사를 잘해야 한다며,

인사를 제대로 안 하는 후배들을 트집 잡았기에

다행히 나는 그 표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격이란

언제나 내가 예기치 못한 곳에서도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다른 방향에서 날아왔는데,

그 이유는 실로 간단했다.


'쟤는 왜 저렇게 비굴하게 인사해?'


학과 건물 내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잘했을 뿐이었지만

바로 윗학번 선배들에게 그런 뒷담을 들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 진실을 그 뒷담을 했던 당사자들에게 들었다.


'사실 우리가 너에 대해 잘 몰랐을 때'


그들의 변명의 시작이 이것이었다.

원인은 그들의 질투심 때문이었다고.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 시절에는 특히나 교수님이나 학과 조교 선생님에게 잘 보여서

취업에 도움을 받으려던 학생들이 많았는데


나는 애초에 그런 것과 관련 없이

그저 가정에서부터 학습된 대로 행동했던 거지만

그런 내 모습을 그분들이 좋게 보시고

다들 내 얘기를 하며 칭찬하시니까,

그게 그들에게는 어지간한 질투의 이유였다는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지독히도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었고,

내가 잘못하지도 않은 대상이

설마 나를 미워하리라고

잘못된 추측도 섣불리 하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나는 그들이 나를 질투하는 시간 동안

무탈하게 그 시기를 지나버린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갑자기 와서 내게 용서를 구할 때

나 또한 아무렇지 않게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

그래서 나는 좋아한다.



*사진 출처: iStock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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