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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앙꼬 Apr 05. 2021

육아가 힘들어서, 아이와 숲에 가기 시작했다.

유아 숲 체험원에다니게 된 이유

결혼 5년 차에 아이를 임신했다. 별 일없이 무사히 출산하기를 바랐는데 임신 26주 검사에서 임신성 당뇨 판정을 받았다. 26주부터 아기를 출산하는 40주까지 식단과 운동을 병행하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매일 인슐린 주사를 맞았다. 축복받아야 할 임신기간이 괴롭고 힘들었다. 출산만 하면 다 끝날 줄 알았다.


아이를 낳았는데도 임신성 당뇨는 계속되었다. 빽빽 울어대는 신생아를 돌보면서 혈당관리를 하고,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잘 먹지 못하니 살이 쭉쭉 빠졌다. 아기띠를 하고 밖을 걸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더 먹게 되었다. 아이가 돌이 되기 전까지는 밥 먹고 산책하고 밥 먹고 산책하고의 반복이었다. 출산 1년이 지나고 아이가 아장아장 걷기 시작하면서 아이와 함께 걸었다. 밥 먹으면 운동을 해야 하는 당뇨인이 되었지만 조그마한 고사리 손을 잡고 걸으면 마음이 한결 나아졌다. 


아이는 돌이 지나고 이제 걷기 시작하는데, 전례 없던 코로나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아이와 손잡고 걷는 것이 나의 행복이었는데 밖에 나갈 없게 되었다. 집에서의 육아는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는 집안의 곳, 저곳에 올랐다 떨어지고, 무언가를 주워 먹었다. 층간소음 때문에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쿵쿵거리지 말라고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아이가 17개월 차에 접어들던 어느 날, 나는 가슴속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동네 유아 숲 체험원에 갔다. 대구 지역의 종교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던 코로나의 기세가 한풀 꺾였을 때였다. 그래도 야외의 숲 속이라면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덜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곳이라면 아이는 넘어져도 괜찮고 뛰어다녀도 괜찮을 거였다. 나의 혈당관리에도 좋을 것이 분명했다. 나무가 많은 숲 속이다 보니 공기가 좋았고 사람이 없어서 마스크를 벗고 놀았다. 숲 속 놀이터에서 한바탕 놀고 온 아이는 밥도 맛있게 먹고, 잠도 달게 자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유아 숲 체험원의 매력에 푹 빠졌다.


동탄 석우동 알콩달콩 유아 숲 체험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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