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이와 숲에가야 하는이유
혼자서 가도 힘든 숲에 아이와 함께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다른 이유를 제쳐두고 일단 코로나 시대에 언택트로 갈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평일 오전이나 오후에 숲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시간을 피한다면 사람 하나 없는 유아 숲을 만날 수 있다. 실내의 키즈카페나 쇼핑몰에 북적이는 사람들 틈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답답한 시간보다는 사람 없는 숲에서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훨씬 호젓하다. 나무가 많아서 공기도 좋은 편이라 잠시 아이의 마스크를 벗기고 편히 숨 쉬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성인들도 마스크를 쓰면 답답하지만, 어린아이들이 마스크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숲에 가면 계절의 변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숲에 가면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걷기 때문에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발밑의 풀꽃이나 작은 열매가 보인다. 먹고 사는 게 바빠서 봄이 온 줄도 모르고 사는데, 숲에 가보니 개구리가 울고, 민들레가 피어 있고, 개나리가 꽃망울을 터뜨린다.
"엄마, 이게 뭐야?" 옆에 있던 아이가 묻는다. 아이는 자연관찰책에서 본 것을 실제로 보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집중력, 탐구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아이는 숲에서 통나무를 밟고 밧줄을 타며 논다. 그러다가 가만히 서서 새소리를 듣기도 하고 바람을 느끼기도 한다. 계절별로 숲의 모습이 달라서 지루할 틈이 없다. 자연스럽다.
숲 체험을 하면 아이들이 놀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신체 능력도 향상된다. 숲에서 충분히 에너지를 발산하고 온 아이는 배가 고프다며 밥을 찾고, 피곤하니 잠도 달게 잔다. 잘 먹고 잘 자니 면역력도 길러진다. 숲은 오르막이나 내리막, 장애물이 있어서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나 키즈카페에서 놀 때와 다른 근육을 쓴다. 숲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가장 현실적으로 와 닿는 좋은 점은 이 모든 것이 무료라는 것이다. 아이와 놀아주러 놀이공원, 키즈카페를 가면 입장료만 생각해도 부담스럽다. 간식이나 끼니를 해결하려면 추가 비용이 또 들어간다. 숲에는 입장료가 없다. 간식이나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갈 수도 있다. 돈 걱정 없이 온 가족이 즐겁게 보낼 수 있으니 더 좋다. 요즘은 너도 나도 숲 체험을 하고 싶어 하니 전문 숲해설가들이 아이들과 숲 체험을 하는 유료 프로그램도 있다. 물론 그것도 좋겠지만, 그런 숲 체험은 가격적으로 부담도 되고 지식적인 측면에 치우쳐 있다. 아이에게는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엄마, 아빠가 숲 체험을 함께 간다면 아이의 정서에도 굉장히 좋을 것이고, 그 자체로 추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