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 대전상소 유아 숲 체험원
SNS에서 얼음으로 뒤덮인 사진을 보았다. 새하얀 얼음으로 가득한 그곳엔 코로나 바이러스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가고 싶어 검색을 해보니 청양에 있는 알프스마을이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하루 1000명을 넘어섰고, 생활 속 거리두기 2.5단계였는데도 인파가 몰렸다. 나는 코로나 종식 후에 알프스마을에 가기로 마음을 굳혔다.
알프스마을 대신에 찾은 곳은 대전에 있는 상소동 산림욕장이었다. 산림욕장 옆에 상소 유아 숲 체험원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너무 좋았다. 상소동 산림욕장에는 얼음으로 만든 일명 '얼음벽'이 존재했다. 규모는 알프스마을보다 훨씬 작았지만 겨울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제격이었다. 4살 아이에게는 이 곳의 얼음벽이나 저곳의 얼음벽이나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아이 손을 잡고 얼음벽을 따라서 쭈욱 걸었다. 얼음에 미끄러지기도 했지만 뭐 어떤가. 얼음은 원래 미끄럽다.
얼음왕국 같았던 길을 걷고 나서 본격적으로 유아 숲 체험을 하러 갔다. 상소 유아 숲 체험원은 정말 좋았다. 전국 100여 곳의 유아 숲 체험원에 가보았지만 미로가 있는 곳은 드문데, 이 곳엔 미로가 있어서 아이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리고 토끼와 닭을 키우는 사육장이 있어서 아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먹이주기는 못해도 괜찮다. 그냥 보기만 해도 된다. 아이들에겐 토끼와 닭이 자연이다. 또 유아 숲 체험원 근처에 돌로 쌓은 거대한 돌탑들이 있어서 굉장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나는 아이와 숲에 갔을 뿐인데, 코로나 때문에 가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간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유아 숲 체험원 자체는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지만 짚라인이 있고, 물놀이장이 있었다. 나무로 만든 놀이 기구들이 있고, 밧줄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아이들이 놀았다. 부모님과 함께 유아 숲을 찾은 아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물론 모두 마스크를 썼지만 마스크 위로 미소가 보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