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판교공원유아 숲 체험원
봄은 숲에서부터 온다. 2월 하순부터 숲은 봄맞이 준비가 한창이었다. 개구리과 도롱뇽이 알을 낳고, 노란 산수유와 매화가 봄을 알린다. 뒤이어 개나리와 목련도 피어나고 진달래도 숲을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아이와 손잡고 봄의 숲에 다녀온 날엔 뭘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새싹들과 로제트 식물들도 새롭게 움트고 있었으니까.
봄을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곳은 판교공원 유아 숲 체험원이다. 유아 숲 체험원 입구부터 왕벚나무, 개나리, 목련의 이정표가 보인다. 봄꽃들을 보고 싶다면 그쪽으로 가면 된다. 나는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몸에 새로운 봄기운을 불어넣고 싶었다. 봄꽃 대신에 유아 숲 체험원 쪽으로 향했다. 판교공원에는 표현 놀이 숲, 인디언집, 흔들 다리, 통나무 터널, 숲 속 교실, 모래 놀이터 등이 있어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아이와 숲소파에 나란히 앉아 구름을 보고, 봄바람을 느꼈다.
유아 숲 체험원에서 아이와 놀다가 묵논습지 쪽으로 가봤다. 무슨 소리가 시끄럽게 났는데, 개구리울음소리였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울어대며 개구리들이 힘차게 봄을 알려주었다. 보호색을 띠고 있는 개구리였지만 그 수가 워낙 많아서 27개월 아이의 눈에도 띄었나 보다.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노래를 부르면서 아이와 묵논습지에 쪼그리고 앉아 개구리를 관찰했다. 헤엄치는 개구리, 짝짓기 하는 개구리 커플, 개구리알 등등. 자연관찰책에서나 볼 법한 모습을 서른여섯 해를 살며 처음 봤다. 27개월 아이도 생에 처음 보는 광경이다. 봄 마중하러 유아 숲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