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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앙꼬 Apr 06. 2021

진달래꽃으로 화전을 만들다

3월 : 동탄 선납숲 유아 숲 체험원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여느 날처럼 아침을 일찍 챙겨 먹고 아이와 숲으로 향했다. 봄의 숲에서는 볼거리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3월이 되면 산비탈에는 진달래꽃이 피기 시작한다. 아직 연둣빛이 되기 전의 숲이라서 휑한 느낌도 있는데 진달래가 숲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이제 빨주노초파남보를 구분해서 말하는 27개월 아이에게 진달래의 연분홍색을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까. 백 마디의 말보다 그냥 한번 보여주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숲에서는 자연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다. 한 번 체험한 것은 잘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선납숲 유아 숲 체험원 입구에는 귀여운 개구리 모형이 노래를 한다. 나무 위에 있는 나비, 잠자리, 사슴벌레 모형에게도 안녕 인사를 건넨다. 바닥에는 멸종 위기라는 쇠똥구리 모형도 있다. 아이는 똥만 보면 재미있어하는 시기여서 쇠똥구리를 제일 좋아했다. 통나무 계단을 올라 미끄럼틀을 타고, 더 위로 올라가서 긴 미끄럼틀도 탔다. 밧줄로 만든 세모 모양 정글짐도 제법 올랐다. 숲에서 많이 놀아서인지 아이는 또래보다 대근육이 발달했다. 한바탕 유아 숲에서 뒹굴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면, 숲에서 본 것들 위주로 그림책을 읽어준다. 놀면서 봤던 것들이기 때문에 아이의 집중력과 몰입도가 꽤 오래간다.  


며칠을 지나다니며 진달래꽃을 보기만 했다. 꺾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진달래꽃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용기를 내어 15송이 정도를 꺾었다. 그림책 [달래네 꽃놀이]에서 본 대로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아이와 먹을 생각이었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진달래꽃을 따서 그냥 먹어도 되었다지만, 산과 들이 오염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데 바로 먹어보라 할 수는 없었다. 진달래꽃을 깨끗이 씻고 식초 물에도 담가놓았다. 찹쌀가루를 사다가 익반죽을 해서 진달래꽃을 얹고 구워내면 끝이었다. 꿀과 함께 내어놓으니 디저트가 따로 없다. 아이는 꽃을 먹는다면서 좋아했고, 남은 반죽을 조물조물하면서 놀았다. 


"엄마 꽃 또 먹고 싶어요"


진달래도 때가 있어서 화전을 먹으려면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 다시 봄이 될 때까지 1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숲을 통해 기다림을 배운다.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을 만들어 먹었다 @ 2021년 3월
동탄 선납숲 유아 숲 체험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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