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길을 떠나보자
걸어야 할 길의 너비나 길이는 잠시 잊자
달려야 할 길의 높이나 깊이는 잠시 접자
두려워하는 마음이 코뚜레가 되어
나를 구속하지 않도록 떠나보자.
길을 달려보자
걸어야 할 길의 굴곡이나 구비짐은 잊자
달려야 할 길의 비나 눈은 잠시 잊자
걱정하는 생각이 바위가 되어
나를 옭아매지 않도록 떠나보자
하늘에 오르는 전나무길
바다에 이르는 섬백리향꽃길
산 정상에 엎드린 산죽길
강을 스치는 갈대숲길
그리고
너에게 이르는 길
개울 징검다리 건너 너의 집을 찾듯
앞집 돌담 넘어 너의 방을 찾듯
대청을 건너 너의 품을 찾듯
우선 길을 떠나보자
걷고 또 걷고
달리고 또 달려 만나는 길
너에게 이르는 길
아무도 지나는 흔적없는 길에
나, 너, 우리 사랑을 그리자
(2014년 4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