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
흰색도 다니고 검은색 고무신.
어느 날 어머니가 사주신 흰색 고무신을 신고 냇가를 건너다가
장마로 불어난 물에 벗겨져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얼마나 기다리고 고대하던 신발이었는데
엄마가 사주신지 열흘 남짓 지났을 때라
너무 마음이 아팠다.
어머니한테 혼날 것 같아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학교 시소에 앉아서 어머니가 찾을 때를 기다렸다.
내 생각과는 달리 "배고프지"하시며 저녁을 챙겨주시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일주일 뒤 똑같은 고무신이
잠든 내 머리맡에 놓여있었다.
서울 아현동 재개발구역
주인들이 떠나고 조개껍질처럼 덩그러니 남은 폐가 지붕에서
운동화 한 짝을 만났다.
어릴 적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잣집 정도가 신을 수 있었고
진짜 신고 싶었던 운동화 한 짝을 오랫동안 지켜보았다.
저런 신발 하나에 정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던
유년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그리고 내 발을 보았다.
그리운 운동화.
고맙다.
(2014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