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오피스 시장의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판교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제로(0)'에 가깝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고속 성장으로 빈 사무실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판교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몇 가지 장면을 소개한다.
알파리움타워 일렉트로마트 나간 자리 채우는 IT업체
싱가포르계 운용사인 ARA가 지난 2017년 인수한 '알파리움타워'는 리테일 시설이 활성화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리테일 불황의 고민을 덜게 됐다. IT 기업들의 오피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기존 리테일 공간을 오피스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파리움타워 리테일의 주요 테넌트인 일렉트로마트가 나가는 자리를 엔씨소프트가 오피스로 사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알파리움타워 오피스를 사용하고 있던 삼성메디슨이 강동구로 떠난 빈 자리도 엔씨소프트가 채울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판교에 기존 사옥이 있지만 현재 지방행정공제회와 손잡고 판교 주차장 부지를 신사옥으로 개발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그만큼 오피스 수요가 넘치고 있다. 이를 위해 엔씨소프트는 최근 CBRE로부터 부동산 인력을 영입하기도 했다.
구분 소유 등 여러 제약에도 관심 높아지는 H스퀘어 매각
현재 카카오가 판교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H스퀘어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매각 자문사를 선정하고 있는 단계다. H스퀘어의 경우 전체 건물 중 상가와 일부 오피스가 분양되었으며, 이번에 매각되는 자산은 건물의 약 70%다. 아직 매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스퀘어의 조성 원가는 평당 700만원 후반대인데 시장에서는 최소 두 배인 평당 1,500만원 이상으로 거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기사에서는 평당 2,600만원에 거래될 것이라고 하기도 했는데 터무니없는 숫자로 보인다. 최근 평당 2,600만원선에 거래된 판교역 알파돔시티 카카오빌딩과 비교하긴 무리다. H스퀘어는 기본적으로 구분 소유 건물이고, 카카오빌딩에 비해 지리적 이점이 낮다. 또한 카카오 임대차 계약기간이 2026년이라는 점도 변수다. 또한 카카오빌딩이 높은 가격에 거래될 수 있었던 것은 셰어딜로 세금 절감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스퀘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며, 평당 2,600만원이라는 보도는 그러한 뜨거운 판교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터무니없는 숫자는 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