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쓰지만 쓰지 않았던 날들
매일매일 기록하며 살고 있다. 취재하고, 기록하고 그게 내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쓰지 않는 날이 계속되었다. 개인적인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종의 사치였다.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는 것은. 하지만, 쓰지 않는 날들이 계속될수록 어딘가 모르게 허전했다. 나를 위해서도, 회사 일을 위해서도 다시 기록하기를 시작한다.
진주 천황식당
진주는 육회 비빔밥이 유명하다. 임진왜란 당시 유래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하더라도 육회 비빔밥을 딱히 찾지 않았다.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만난 타지에서 온 친구들의 얘기를 통해 오리려 육회 비빔밥의 존재를 뚜렷하게 알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진주에 가더라도 딱히 육회 비빔밥을 먹으러 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설날에 진주를 간김에 백년 가게로 유명한 ‘천황식당’을 다녀왔다. 황두진 건축가님에 SPI에 레거시 플레이스로 천황식당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설날이라 고향에 내려온 사람들이 찾아와서인지 대기줄이 있었지만 그 기다림이 그리 길거나 지루하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찾은 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있었다. 많이 변한 주변 풍경 속에 익숙한 풍경들도 보였다.
천황식당은 대만족이었다. 진주가 아닌 곳에서 육회비빔밥을 먹어본 적이 있지만 확실히 여기는 달랐다. 원조(?)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에 다시 한 번 가게 될 듯 하다. 아침에는 선지 해장국과 콩나물 국밥도 판다는데 육회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더니 다른 메뉴도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