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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목 Aug 13. 2017

그들은 무얼 생각하고 있었나


그 공간에 발을 디뎠을 때 새파란 파노라마같은 수조 속에는 돌고래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설마 그래픽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새파란 빛이 들고 있었다. 돌고래들은 멀리에서부터 우리가 있는 쪽으로 가까이로 왔다가는 등에서 거품을 뿜어 올리고 멀리 가버렸다. 사람들은 원형 극장처럼 만들어진 낮은 계단에 걸터앉아 돌고래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나도 거기에 앉아 가만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사방은 조용했고 적막했으며 비현실적이기까지 했다. 돌고래들은 물 속을 자유롭게 날아다녔고 나는 그 모습을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눈에 하나씩 담았다. 사진은 실제를 담지만 뇌는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 그 때의 차갑고 적막하고 외롭고 의지할 수 없고 포기되고 더 이상 손 쓸 것이 없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을 기억해낼 수 있다. 그들은 무얼 생각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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