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혼자 일하는 것이 고되다는 생각을 했다. 여건상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조급해지는 것이었다. "어서 이 일 끝내고 다른 일을 시작해야지." 라고 마음 먹어도 레슨 몇 번을 하고나면 피곤해져서 그런 생각이 사라진다. 여력이 안 된다. 예전에는 무리해서 하곤 했지만 제풀에 꺾인다. 해도 안 된다는걸 수 십 번에 걸쳐 경험하면 안 하게 된다. 망해가는 큰 그림이 보인다고나 할까. '너는 여기서 한 번 좌절할 거고 저기서 못 일어날거다' 이런 것들이 예상되고 그 예상이 맞아 떨어지면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 이런거나 맞추고 앉아 있고.
이런 얘기를 가끔 주변에 하면 그들은 나에게 사람을 쓰라는 조언을 해준다. 그 사람들은 십중 팔구 사람을 써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을 고용하는 일은 너무 힘든 일이다. 이 세상의 많은 고용주들을 격려해 주어야 한다. 고용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능력있는 사람들이다. 나는 하다하다 못 하겠어서 내가 그만 둔 케이스라 이것에 대해 할 얘기는 따로 없지만 역시 자영업자로 살고 있기 때문에 같은 일을 하는 소상공인들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 안 써본 사람들이 사람 쓸 때 사고를 많이 친다. 열정페이니 뭐니 하는거 사실 잘 몰라서, 그렇게 해도 되는줄 알고 사업주가 하는 경우가 많다. 악의적으로 이용해먹는 경우도 있지만 모든 업주가 그런 것은 아니니까. 사실 다 착한 사람들인데 돈이 움푹움푹 통장에서 사라지는걸 보고 있으면 아까운게 사실이다. 눈 딱 감고 제대로 줄 수 있는 사람은 용자다. 아니면 하나 팔아서 열 배를 남기는 장사를 하는 고소득자든지.
고된건 고된거지만 버틸건 버텨야 한다. 맷집도 능력이고 멘탈 강한것도 훈련하면 되더라. 이러다가는 인내의 화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몇 년은 더 필요하고 지금보다 경험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고용을 할 생각도, 사업을 늘릴 생각도, 예전처럼 크게 할 생각도 없다. 지금 하는 정도도 나에겐 충분하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생각을 키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생각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뭐 아이디어가 좋거나 특이한 것을 잘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다. 균형과 유연성을 바탕으로 올인할 수 있는 실행력만 갖추면 된다. 거기에 원대한 계획을 얹으면 된다. 사업 9년 해 왔으니 앞으로 2~3년 더 쉬면서 다음을 기약해본다. 다시 생각을 살찌우고 아름다운 생각들을 더 가꿔 나가고. 지금 내가 할 일이 바로 이것. 생각을 살 찌우는 읽기와 쓰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