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프로토콜 작동 현황
지난 글에서 우리는 테조스의 합의가 베이킹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을 알아보고, 베이킹에서 베이커를 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다릅니다. 항상 현실이 이론에서 예측하고 계획한 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론만 공부해서는 이것이 실제로 블록체인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과연 테조스는 설계한 대로 합의 프로토콜이 잘 돌아가 플랫폼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시간에는 테조스의
1. 롤의 분포
2. 베이킹과 인도싱의 양
3. 위임의 양
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나 기억이 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 짧게 복습을 하자면, 롤은 PoS의 기준이 되는 10,000XTZ의 지폐(토큰 뭉치)이고 베이킹은 테조스 블록을 만드는 행위, 인도싱은 만들어진 블록에 서명을 하는 행위이며, 위임은 자신의 테조스 지분의 권리를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먼저 롤의 분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최근인 95사이클의 롤 분배입니다. 테조스 재단 등 약 20개의 계정들이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Others(이들을 기타 홀더라 칭하겠습니다.)들이 약 40%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눈 여겨 볼만한 특이점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3893개의 롤을 보유한 계정이 7.26%라는 가장 높은 지분을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 계정은 미국의 투자회사 Polychain Capital로, 블록체인 자산 중심의 헷지 펀드를 운용한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8개의 재단 베이커 계정이 가지고 있는 지분은 모두 합쳐 30%, 기타 홀더 합은 40% 라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분산 합의를 통한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기술입니다. 소수의 사람, 특히 재단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을 경우 자칫 플랫폼이 중앙화되어 블록체인의 가치가 훼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단의 비율 30%, Others의 비율 40%가 탈중앙화의 측면에서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비전문가가 간단히 판단하기 힘듭니다. 그 대신 우리는 그 전의 50, 70, 90 사이클의 차트를 보고 위 부분의 증감 추이를 보도록 합시다.
위 차트는 각각 50, 70, 90 사이클의 롤 분포입니다. 보시는 것과 같이 롤의 총 량이 점점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Others의 지분은 32%, 36%, 38%로 점차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롤을 만들어 테조스 PoS에 참여하는 신규 투자자가 증가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수치로 보입니다.
전 주에 설명 드린 테조스의 PoS에 의하면 롤 마다 id를 부여해 롤 기준으로 베이커를 뽑습니다. 그렇다면 기타 홀더의 롤 보유 지분의 상승은 베이킹 지분의 상승으로 이어질까요? 이번에도 같은 사이클의 베이커 분포 차트를 통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베이커 중 Others의 비율은 29%, 35%, 36%로 역시 증가하는 추이를 보입니다. 롤에서의 32%, 36% 38% 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수치이지만 롤을 보유한 기타 홀더들이 끊임 없이 베이커로 합류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입니다.그렇다면 롤로 할 수 있는 또 하나의 행위, 인도싱은 어떨까요?
위 차트는 각 사이클 내에서 블록 인도싱에 참여한 베이커의 수를 나타냅니다. 한 사이클에 4096블록이 있으니 매 블록 32명의 인도서가 서로 다른 사람이라면 해당 사이클의 수치가 131,072가 됩니다. 즉,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사이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인도싱에 참여한 것입니다. 차트를 보면 상대적으로 불안정할 수 밖에 없는 테조스 극 초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많은 사람들이 인도싱 또한 참여하여 건강한 체인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매 사이클이 시작될 때 마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롤을 소유하고, 베이킹과 인도싱에 참여하는 것은 블록 생산의 중앙화를 막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테조스는 중앙화를 지양하는 합의 알고리즘을 통해 이러한 측면에서의 긍정적인 수치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롤을 보유한 투자자의 이야기입니다. 테조스의 롤 중심 PoS는 롤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PoS에 참여한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가 1000XTZ를 보유하고 있다면 자력으로 베이커가 되는 것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테조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위임이라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가진 1000XTZ의 권리를 기존의 베이커에게 빌려주면서 PoS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위임은 롤을 가진 투자자들이 베이킹과 인도싱에 참여하는 만큼 중요한 소액 투자자의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롤과 베이킹처럼 위임 또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까요?
위 차트는 사이클 별 위임의 양을 보여줍니다. 매 사이클마다 해당 수치만큼의 토큰이 새로 위임되는 것입니다. 언뜻 보면 우하향하는 것 같지만 보면 매 사이클 마다 수백개의 토큰이 꾸준히 새로 베이커에게 위임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https://tzscan.io 에 있는 테조스 메인넷의 여러 데이터를 통해 그동안 공부했던 합의 알고리즘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블록체인들의 이론적인 공부 만큼이나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테조스의 경우 PoS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베이킹, 인도싱, 위임 부분에서 양적인 증가 뿐 아니라 꾸준히 새로운 홀더들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테조스의 합의 알고리즘에서 위임은 다수의 투자자들을 PoS에 참여시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수단입니다. DPoS를 흔히 대의민주주의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직접 출마하진 않더라도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여러분도 베이킹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XTZ가 있다면 위임을 통해 참여해보세요!
작성자 구제성 김선우 이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