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적 유산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생각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로마의 스토아 철학자이자 제16대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이 명언은 수 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의 몸을 만들듯, 우리가 품는 생각이 우리의 정신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그가 직접 경험하고 실천한 삶의 철학이었다.
황제가 된 철학자
121년 4월 26일, 로마에서 태어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특권층 가문 출신이었다. 그의 할아버지는 로마의 집정관을 역임했고, 외할머니는 로마에서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집안의 상속녀였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읜 그는 할아버지에게 양육되며 당대 최고의 학자들에게서 수사학, 철학, 법학, 미술 등을 배웠다.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의 양자가 되어 140년에는 로마의 집정관이 되었고, 145년에는 안토니누스의 딸과 결혼했다. 161년, 안토니누스 피우스가 사망하자 그는 루키우스 베루스와 함께 공동황제로 즉위했다. 이는 로마 제국 역사상 처음으로 동등한 법률상 지위와 권력을 갖는 공동 황제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르쿠스가 황제로 재위하던 시기(161-180년)는 로마 제국이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외적의 침입이 잦았고, 페스트까지 발생하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는 이런 혼란한 시기에 로마 제국을 다스려야 했다. 로마 황제의 삶은 엄청난 압박감과 책임감에 눌린 삶이었다. 주변에는 야망을 가진 아첨꾼과 교활한 정적들이 가득했고, 황제는 정치적 불안정을 해결하면서도 역모에 주의해야 했다.
명상록 - 철학자 황제의 기록
마르쿠스는 황제로서 전쟁을 지휘하고, 제국 전역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처리하며, 각종 사건의 판결을 내리는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틈틈이 자신의 생각을 메모했다. 이 기록이 후에 '명상록'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출판을 목적으로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전쟁의 참화와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심란한 마음을 달래고자 작성했다. 그의 '명상록'은 인간의 삶과 성찰, 그리고 지도자의 책임과 의무를 잘 이행하는 법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고 있다.
특히 그가 남긴 "당신의 생각이 바로 당신 정신의 질을 결정한다. 당신의 영혼은 당신이 하는 생각의 빛깔을 띠게 된다"라는 말은 자신의 생각이 자신의 인성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우리가 섭취하는 정보가 우리의 사고방식과 생각을 결정하게 된다는 현대의 통찰력과도 일맥상통한다.
생각의 힘 - 스토아 철학의 실천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생각에 의하여 만들어진다"는 명언은 스토아 철학의 핵심을 잘 반영한다. 스토아 철학에서는 외부 환경보다 그것을 인식하는 내면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사건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그 사건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르쿠스는 이 원칙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했다. 그는 황제로서 직면한 수많은 어려움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생각을 통제하고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는 "똑바로 세워지기보다는 똑바로 서라"고 말하며, 외부의 지지나 인정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의 판단력과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상은, 마치 우리가 먹는 음식이 우리 몸의 세포를 구성하듯이, 우리가 품는 생각이 우리의 정신을 구성한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부정적이고 해로운 생각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해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은 우리의 정신을 강화한다. 그의 철학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선택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적용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정보에 노출되어 있다. 소셜미디어, 뉴스, 광고 등 무수한 메시지가 우리의 주의를 끌며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려 한다. 이런 환경에서 마르쿠스의 철학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받아들이고 어떤 생각을 거부할지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은 우리 정신의 질을 결정한다. 마치 좋은 음식을 선택하여 몸의 건강을 지키듯, 좋은 생각을 선택하여 정신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마르쿠스가 말했듯이, "마음의 고통은 화를 내게 된 원인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화를 냈을 때 얻게 되는 결과다." 외부 사건 자체보다 그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해석이 우리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 당장 이 세상과 작별을 고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남겨진 시간을 뜻밖의 선물로 알고 살아라"라는 그의 조언은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현재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법률가로서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황제였지만 스토아학파의 철학자로서 권력을 앞세우기보다는 모든 것을 합리적으로 처리하였다. 특히 그는 법률 분야에 탁월한 지식과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수많은 법령을 만들었으며 사법 판결에 따르도록 하였다.
민사법의 비정상적인 법률과 가혹한 조항을 삭제하여 노예를 비롯한 과부, 소수 민족과 같이 국가의 혜택을 적게 받거나 거의 받지 못하는 계층의 비율을 줄여 나갔다. 상속 분야에서 혈연을 인정한 것도 그의 업적이다. 그가 법에 관심을 가졌던 이유는 인간의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민생들의 행복한 삶을 법률적으로 보장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권력자가 아닌 봉사와 헌신의 정신으로 황제의 직무를 수행했다. 전임 황제들이 그리스도교도를 탄압하고 그들의 삶을 옥죄었던 것에 대해 그는 비판적인 견해를 가졌다. 그는 그들에게 어떤 탄압도 가하지 않았다. 그는 그리스도교도들 역시 인간의 권리를 가진 존재로 인식했다.
-매일경제 보도 자료 중에서
철학자 황제의 유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180년 3월 17일, 북방에서 로마로 돌아오던 중 전염병으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의 철학적 유산은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명상록'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적인 리더들을 사로잡는 베스트셀러로 남아 있다. 빌 클린턴, 원자바오, 실리콘밸리의 혁신가들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의 지혜를 존중하고 배우고 있다.
디오라는 역사가는 마르쿠스에 대해 "그는 똑같았고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다"라고 기록했다. 이는 그가 황제가 되기 전이나 후나 일관된 원칙과 철학을 유지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역사가 헤로디아노스는 "황제들 중에 유일하게, 그는 몇 가지 말이나 철학적 교리의 지식이 아닌 그의 비난할 점이 없는 인성과 생애의 절제된 방식으로 자신의 학식을 증명해냈다"고 평가했다.
결 론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생각에 의하여 만들어진다." 이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진리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삶과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이다. 그는 로마 제국의 황제로서 엄청난 권력과 책임을 가졌지만, 그 중심에는 항상 자신의 생각과 원칙을 지키려는 철학자의 모습이 있었다.
오늘날 우리도 수많은 외부 영향과 압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관리하고 형성할 것인지는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마르쿠스의 철학은 외부 환경보다 그에 대한 우리의 해석과 반응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결국 우리의 삶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나 상황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현실을 창조한다는 마르쿠스의 철학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가치 있는 지혜로 남아있다. 우리가 품는 생각이 우리가 되는 사람을 결정한다는 이 진리를 기억하며, 보다 의식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