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바느질로 만든 물건
한국에 IKEA 매장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소식도.
한국에 사는 동안 내심 생기길 바랬던 IKEA ,
내가 한국을 떠나니 생기다니……
아이가 어릴 때 있었더라면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아이 가구며 침구 등을
저렴하게 잘 사다 썼을 텐데.
내가 처음 IKEA 매장에 처음 가본 것은 1992년,
프랑스 파리 인근의 매장이었다.
커다란 매장에 많은 사람들,
심플한 디자인의 인테리어 소품과 가구들이
꽤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고,
'어쩜 이런 곳이 있나' 하고 부러워했었다.
내가 지금 사는 곳에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매장이 있어 가끔 들르곤 한다.
계속 늘어나는 책들을 보관하기엔
한국에서 쓰다가 가져온 책장들로는 역부족이라
하나씩 둘씩 사다 쓰고 있는 책장이 벌써 4개째.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긴하게 쓰겠다 싶은 물건들이 참 많지만,
요즘 꽂힌 아이템은 조명등이다.
특히 한지로 커버를 씌운 조명등이 많은데,
가격도 착한 것이
바느질을 해서 새로 씌우기엔 그만한 것이 없다.
현관을 열고 거실로 들어서는 곳에
파티션이 하나 있었으면 했다.
커다란 양면 책꽂이를 배치해 공간을 나누고 나니
거실이 적당히 가려지고 훨씬 단정해졌지만
현관이 좀 어두워져 버렸다.
어두운 현관은 또 좀 맘에 안 들어서
조명등을 하나 놓기로 마음먹고
당장 IKEA에 가서 조명등을 하나 사 왔다.
그리고 한지로 만들어진 커버를
'화악' 뜯어내고
새로 커버를 만들어 씌웠다.
할머니 갑사 집 석류 갑사와 양색 옥사를 적당히 섞어
쌈솔로 바느질해 새로 커버를 만들어 씌운 조명등.
현관의 방향이 북동쪽이라
회색과 분홍, 흰색을 섞어 사용했다.
현관을 따뜻하게 밝히는 등이 좋아서
거의 하루 종일 등을 밝히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