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바느질로 만든 그림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을 하고
살게 될 동네를 정한 뒤
동생의 도움을 받아 집을 구했었다.
적당한 집을 구했다며
보내 준 주소를,
어떻게 생긴 집인지, 동네는 어떤지
궁금한 마음에
구글 맵에 입력하고 들여다보았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보았던
내가 살게 될 동네는
고만고만한 크기의 집들이
비슷한 색깔의 지붕들을 이고
비슷한 간격으로 길을 따라 늘어서 모여 있었다.
어느 집이 어느 집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한 집들이....
비슷한 길을 따라....
한 마을에....
그런 마을....
하지만,
이사를 하고 보니
내 옆집에는 백인 노부부가 단출하게,
나의 앞집에는 인도에서 온 대가족이
북적북적 살고 있었고
또 그 옆집에는
중국인 가족들이 살고 있었다.
겉 보기에는 비슷하게 보이는 그 집들이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 다른 나라에서 왔고
끼니때가 되면 다 다른 냄새를 풍기는
다 다른 음식을 해 먹고
각각 다른 명절을 쇠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사 와서 만든
거실 창을 다 덮는
커다란 쌈솔 홑겹 보자기.
고만고만한 집들 안에 숨겨져 있는
조금씩 다른 우리 동네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그리고, 거실 창에 걸었다.
그래서,
우리 집 거실에 앉아 있으면
우리 동네가 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