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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단 Oct 07. 2016

My Town

손 바느질로 만든 그림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하기로 결정을 하고

살게 될 동네를 정한 뒤

동생의 도움을 받아 집을 구했었다.

적당한 집을 구했다며

보내 준 주소를,

어떻게 생긴 집인지, 동네는 어떤지

궁금한 마음에

구글 맵에 입력하고 들여다보았었다.


위성사진으로 들여다보았던

내가 살게 될 동네는

고만고만한 크기의 집들이

비슷한 색깔의 지붕들을 이고

비슷한 간격으로 길을 따라 늘어서 모여 있었다.


어느 집이 어느 집인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비슷한 집들이....

비슷한 길을 따라....

한 마을에....

그런 마을....


하지만,

이사를 하고 보니

내 옆집에는 백인 노부부가 단출하게,  

나의 앞집에는 인도에서 온 대가족이

북적북적 살고 있었고

또 그 옆집에는

중국인 가족들이 살고 있었다.

겉 보기에는 비슷하게 보이는 그 집들이지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다 다른 나라에서 왔고

끼니때가 되면 다 다른 냄새를 풍기는

다 다른 음식을 해 먹고

각각 다른 명절을 쇠는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이사 와서 만든

거실 창을 다 덮는

커다란 쌈솔 홑겹 보자기.

고만고만한 집들  안에 숨겨져 있는

조금씩 다른 우리 동네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만들었다.

그리고, 거실 창에 걸었다.


그래서,

우리 집 거실에 앉아 있으면

우리 동네가 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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