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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매기삼거리에서 Nov 06. 2023

저는요 외로울 틈이 없어요

행복론


은퇴하니 외롭다구요?


저는요. 외로울 틈이 없어요

글 쓰랴, 내 철학하랴 서너 시간 훌쩍. 요즘은 종일도 하루 건너. 이때 늘 내 앞에 마주앉는 내 연인. 말 없이 뜨거운 혀 밀어 넣어 진한 키스 세례. 잊는 법 결코 없고 영원히 변치 않을 지상 최고의 연인. 아메리카노


소일거리 그 정도는 나도 하거든. 키스 얘기는 뜬금없지만 쌈박했어

저는요. 친한 친구가 몇 백 명이나 돼요. 외로울 틈이 없어요


나도 동창만 해도 그 이상이거든. 헌데 다 쓰잘데기 없더만. 그만하거라. 다 소용 없느니라. 나이 헛 먹었군. 친구 쓴 맛을 여즉 모르는구나

그런 친구면 자랑질 안 하죠


뭔데 그래? 너 또 이상한  벌렸구나

그 이상 요상한 친구들


알았어. 말해 봐. 대신 짧게. 아니면 나 나간다

앗, 알았어요. 근데 몇 백 명을 어찌 짧게 가누. 내가 뭔 힘이 있나. 님께서 나간다는데. 오케이, 고객이 원하시니 최대한 짧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핵심 : 친구는 만드는 거


비결 : 넷


가.먼저 말 붙인다

나.나 낮춘다

다.솔직하

라.먹힐 때까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자, 갑니다. 짧게 압축

마지막 친구 여섯은 시간 되는 분만




ㅡㅡㅡ




간단히 우리가 아는 친구 정리부터

짧게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친구란


모르면 궁금하고

더 모르면 걱정하고

더 모르면 신비하고

영 모르면 망각한다


친구란


알면 반갑다가

더 알면 견주다가

더 알면 귀찮다가

다 알면 그러려니


대개지 다 아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운 맞추려 빠진 부분

귀찮다가와 그러려니 사이에 이거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친구란


접촉이 많을수록

접촉면이 넓을수록

마찰이 증가한다


마찰은 증가할수록

한계 마찰력은 폭증한다

결국 불 붙는다


친구란


아는 게 많아지면

다투기 시작한다

결국 싸운다


대개지 다 아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



이래서 친구가 어려워요

그나마 어쩌다 보잖아요

나머지 시간은?




ㅡㅡㅡ




해서 다른 친구 찾아 보았어요

싸우지 않고 즐겁게 놀 친구

가능하다면 늘 만날 수 있는

웬걸, 널렸더라구요

대략 최근 순



1.아이들 200여 명



올해 2023년 5월부터

매일 내가 만나고 싶을 때 언제든 만남


부업 매장에서 고객인 아이들과 시균아 안녕 그리고 서로 말 놓기

초2~초6학년. 중고생도 10여 명


ㅡ나 아이 되고 아이는 어른 되고


ㅡ나 킹왕짱 먹음


돈 킹ㅡ나 젤 부자. 산타 할애비. 생일 선물, 착한 일 선물, 기쁜 일 축하 선물


정보 왕ㅡ나 젤 많이 앎. 수학ㆍ영어 공부법 등등 알려줄 거 투성이


 짱ㅡ나 키 덩치 제일 커. 아무도 못 덤빔.ㅋㅋㅋ


비결ㅡ먼저 말 붙임/내 나이 낮춤



2.파바 알바 여대생 셋



올해 2023년 8월부터

일주일 두세 번 만남


ㅡ시균아 안녕 그리고 서로 말 놓기

ㅡ나 청춘 되고 대학생들 할배 친구

ㅡ옆 파리바게트

ㅡ커피숍서 한 번 수다. 다음에 맛난 거 사주기로


비결ㅡ먼저 말 붙임/내 나이 낮춤



3.새벽 기타맨



올해 2023년 3월경부터

0시~5시 아무때나 나 잠 깨면


ㅡ집 앞 편의점 사장. 두 살 아래

ㅡ기타 뜯는 연습 중. 7080 노래 한두 시간 듀엣 멋들어지게

ㅡ최근 친구 엄마에게 들킴. 손님 있을 때 그러지 말라해 침묵 시위중ㅋㅋ


비법ㅡ반주 맞춰 노래 부름/내 나이 낮춤



4.부업 2인방



올해 2023년 10월부터

한 달 한 번쯤


ㅡ고교 동창회장

ㅡ은퇴 알바 중

ㅡ고교 때 얼굴만 알았는데 나 안부 물으려 전화했길래 그날부터 새로 사귀기. 서로 맘 내킬 때 저녁이나 점심 식사 후 커피숍 수다


비결ㅡ처음 안부 전화 받고 당장 오늘 저녁 식사하자 함



5.흥업 3인방 22년



2년전 2021년경부터

두어 달 한 번 술자리

한 달 두어 번 커피숍 수다


ㅡ1인. 의대 교수. 한 발 불편

ㅡ1인. 의지의 한국인. 중풍으로 한 쪽 마비에 백두대간 종주 일곱 번


비결ㅡ특별한 거 없음. 보자면 무조건 감사. 즐겁게 수다. 친하다 보니 금기인 정치 꺼내서 불편. 최근 좌우 위에 위파 하기로 작정. 문제 해결 됨



6.귀래 4인방



6년전 2017년부터

분기 한 번쯤


ㅡ고교 반창

ㅡ술 1,2차. 3차는 귀래 전원주택

작년 나 심근경색 이후 술 끊어 나만 술 안 먹음. 즐거운 건 똑같음

ㅡ최근 한 명이 나 싫다 해 나 빼고 셋이서 만남. 그 친구 특수 사정 있어 이해함. 냅두면 그 친구가 부를 거임.


비법ㅡ특별한 거 없음. 보자면 무조건 감사. 즐겁게 수다



7.전화 노가리 2인방



2017년 이전부터

전화로 월 한 번 가량


ㅡ고교 동창

ㅡ두어 달 한 번 꼭 전화 옴. 나는 거의 안 함

ㅡ매번 흰소리 일색. 낄낄낄 웃다가 한 시간 훌쩍. 둘 다 지쳐서 전화 끝

ㅡ결혼식 때 내가 사회 봤다고. 친구 보험 영업할 때. 나 40대 중반에 쫄딱 망했는데 찾아왔길래 종신보험 큰 거 들어줌. 어차피 망해서 그거 보탠다고 더 망할 일 아니기에. 근래 이거 알고는 엄청 고마워 함

ㅡ다른 친구 결혼식서 보면 따로 커피 수다


비법ㅡ특별한 거 없음



8.고교 반창 40여 명



6년전 2017년

고교 졸업 후 밴드서 서로들 처음 봄


ㅡ첫해 내가 바람잡아서 무진장 재미

누구든 글 하나 올리면 댓글 수십은 기본. 한 글에 100개 넘긴 댓글 다수. 오프라인서도 정기, 번개, 산, 집. 수십 번 만남

ㅡ나를 시기한 친구, 극파 정치하는 친구와 각개 전투 아닌 건곤일척. 밴드서 논리 겨루기

ㅡ공룡 멸종처럼 밴드 침묵

ㅡ친구 끊은 거 아님. 냅두면 서로 다시 그리워질 거


비법ㅡ인생 보고서라고 반성문을 밴드에 써서 올리고 놀기 시작



* 밴드 가입전 20여년 고교 반창, 동창과 일절 거래 끊고 살음. 사업에 미쳐서, 사업 망해서 파산 직전이라 가족이 길거리 나앉게 생김. 이거 탈출하느라고



9.친구 여섯



6년전 2017년부터

은퇴 후 처음 친구 삼음

부모, 아내, 자식, 나, 친구, 죽음


비법ㅡ내 철학하기




친구 여섯



내게는 친구가 여섯 있어

동갑내기 셋과 나이 차이 셋  


곧 60세 한 바퀴 돌면 다시 한 살인데

나이가 무에 그리 중요할까


지금 나를 아는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들

100년이면 다 사라지고

다시 100년 지나면 다 잊혀질 거

같이 살며 사랑하며 서로 알아주면

그게 다 친구지   




하나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은 없어  


어느 날 난 그의 씨가 되었지

씨는 피를 받아 몸이 되고, 얼굴이 되고, 그리 열 달 되고

처음 만나는 날

그는 나에게서 생명의 기적을 보았고 삶의 이유를 찾았어

그는 내게 주기만 했지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가르쳐 주고

그리고 온전히 믿어 주고, 한결같이 사랑해 주고

평생 받지는 않고 주기만 했어

그러다 어느 날 영영 날 떠났지

영원한 이별 후에야 뼈저리게 부재를 느꼈어    


아부지, 어무이 말일세    


내 나이 57세

아부지, 어무이도 57세 때가 있었어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아부지, 어무이도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때가 있었지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시차만 있을 뿐 같은 나이를 살았던 게야

부모의 삶이 이해되고 공감되는 거야

그렇게 노년을 살아가것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이제 부모야말로 친구 중에 친구 아니것나  


내게 생명을 선물한

그리고도 바보같이 받지는 않고 주기만 한

심지어 목숨까지도 아까워 않는

나와 한두 세대 같이 살다가

나보다 한 세대 먼저 갔을 뿐인

그리운 사무치게 그리운 나의 친구    


사람들은 부모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친구라 부르려 하네    




두울    




30살에 처음 만났어    


이듬해 어무이, 형제, 지인들 모신 앞에서 굳게 약속을 했지

서로 사랑하며 자손 낳아 기르고

어무이 모시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겠노라고    


아내 말일세 


내 나이 57세

아내는 51세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아내도 첫돌, 10세, 20세 때가 있었지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공간만 다를 뿐 같은 나이를 살았던 게야

그리고 살 섞고 부대끼며 같이 산 지 25년

아내의 삶이 이해되고 공감되는 거야

그렇게 함께 늙어가것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이제 아내야말로 친구 중에 친구 아니것나    


내게 자식을 둘이나 선물한

바보같이 자신보다도 나와 아들 둘이 전부인

어무이를 나보다 더 잘 모셔준

나와 한 세대 가까이 살 붙이고 살고 있는

너무나 익숙해져 이제는 그녀의 부재를 상상조차 하기 어렵고

나 없는 그녀가 걱정되어서

내가 딱 하루 먼저 세상을 뜨길 바라는

사랑하고 고마운 너무나 고마운

나의 반쪽인 나의 친구    


사람들은 아내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친구라 부르려 하네




세엣    




32살, 34살에 각각 처음 만났어   


어느 날 녀석은 나의 씨가 되었어

씨는 내 피의 반과 아내 피의 반을 받았고

몸이 되고 얼굴이 되고 그리 열 달 되고

드디어 서로 처음 만나는 날

녀석의 첫 울음소리에

나는 생명의 기적을 보았고 삶의 이유를 찾았지

내 눈을 마주 보고 처음 압빠 라 하며 날 부르고

처음 뒤집고, 처음 기고, 첫걸음 떼고, 첫 학교 가고...

하나하나가 기적과 같아서

고단한 삶에 희망의 횃불이 되었지    


자식 말일세  


내 나이 57세

자식은 20대 청년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자식도 첫돌, 10세, 20세 때가 있었지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시차만 있을 뿐 같은 나이를 사는 게야

20대 청년 되니 아부지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시작하는 거야

그렇게 나처럼 삶을 살아가것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이제 자식이야말로 친구 중에 친구 아니것나   


내게 삶의 이유와 환희와 희망을 선물한

내 목숨 하나쯤 바쳐도 아깝지 않은

나와 두어 세대를 함께 살다가

내가 한 세대 먼저 갈 뿐인

사랑하는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분신인 나의 친구  


사람들은 자식이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친구라 부르려 하네    




네엣    




알수록 알 수 없는 녀석이 있어    


녀석은 지킬과 하이드처럼 두 얼굴을 가졌지

정신과 육신, 선과 악, 감정과 이성, 사랑과 증오, 신뢰와 배신,

배려와 이기심, 긍정과 부정...

둘은 툭하면 다투지

오죽하면 녀석 때문에 철학이라는 학문까지 생길 정도지만

그래 본들 종잡을 수 없다네


나도 모를 나라네    


내 나이 57세

녀석 나이도 57세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녀석도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나와 똑같이 나이를 먹었지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잊고 지냈던 녀석이 보였고

녀석의 삶이 이해되고 공감이 되는 거야

그렇게 함께 살아가것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나야말로 친구 중에 친구 아니것나


내게 나를 선물한

녀석이 있기에 세상이 존재의 의미가 있는

하나의 몸뚱이로 태어나

둘로 살다가

한날한시에 이승을 떠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하디 귀한 나의 친구    


사람들은 나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친구라 부르려 하네    




다섯    




철들기 전에 만난 녀석들이 있어


녀석들과는 10대 청소년 때 추억이 있지

결혼하고 사회로 나가고는 가족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사느라 뜸했어

녀석들에겐 의무가 없지. 권리도 없고

비교는 쉽지만 배려는 꺼리지

그래서 멀어지는 건 한순간이고, 다시 가까워지는 건 어렵지

성격도 가지가지, 생긴 거도 각양각색

녀석들은 참 다양하지

착하거나 못되거나, 정이 넘치거나 까칠하거나,

영리하거나 어리숙하거나, 용감하거나 신중하거나, 잘 생기거나 아니거나.....

그래서 녀석들은 글쟁이의 먹잇감이 되기 일쑤지  


친구 말일세    


내 나이 57세

녀석들도 비슷한 나이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녀석들도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나와 같이 나이를 먹었지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녀석들 삶에 공감이 가고, 어떤 녀석은 내 삶에 공감도 해 주더라고

그렇게 길지 않은 삶을 함께 늙어가것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 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이제 녀석들이야말로 그야말로 친구 아니것나    


내게 추억을 선물한

많은 거 같지만 막상 세어보면 얼마 되지 않는

없어도 될 거 같지만 막상 없으면 아쉽고 외로운

만나서 웃고 떠들면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늘어나는 주름살을 보면 혼자만 늙어 가는 게 아니라는 위안을 주는

이래저래 필요한 꼭 필요한

같은 나이로 살다가 다른 나이로 떠나갈

소중한 나의 친구    


사람들은 친구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소중한 친구라 부르려 하네    




그리고 마지막    




언제나 내 곁을 지키는 녀석이 있어


내가 생명의 씨로 잉태되는 그 순간에 녀석은 홀연히 나타났지

특이한 녀석이야

얼굴을 본 적도 말도 없지만 마음의 눈으로 뻔히 다 보이지

어둠의 그림자

그러기에 삶의 빛을 돋보이게 하지

때로 희망에 가득 차면 화들짝 놀라 등 뒤로 숨기도 하고

때로 삶이 허망하면 슬며시 고개를 내밀어 아는 척하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아름답게 하고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언제든 반드시 한 번은 마주쳐야만 하지   


죽음 말일세    


내 나이 57세

녀석 나이도 57세

내 나이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녀석도 첫돌, 10세, 20세, 30세, 40세, 50세 나와 똑같이

녀석은 껌딱지처럼 늘 들러붙어 다녔지 매일 매 시각 매 순간  


나이 들어서 돌아보니

죽음은 삶의 종착역이 아니어서

삶과 함께 태어난 쌍둥이고

매 순간 삶과 함께 한 동반자였지

그리고 삶의 마지막 파수꾼이 되것지

그러고 보니 녀석이 이해되고 공감되는 거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우정이란

서로의 삶의 동심원을 공감해 주는 것이어서

다른 삶이지만 같은 추억에 뿌리를 두고 평생 키워 가는 것 아니던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렇다면 이제 죽음이야말로 친구 중에 친구 아니것나  


내게 삶의 빛을 선물한

나와 같이 태어나

언제나 내 곁에 머물며

마지막 단 한 번의 숨까지 나를 기다려 주는

껌딱지 같은 나의 친구    


사람들은 죽음이라 하지만

난 이제부터 감히 친구라 부르려 하네  




내게는 친구가 여섯 있어

같이 살며 사랑하며 나를 알아주고 내가 알아주는    


사무치게 그리운 친구

나의 반쪽인 친구

나의 분신인 친구

귀하디 귀한 친구

소중한 친구

껌딱지 친구  


이처럼 남들에게는 없을 법한 친구가 여섯이나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네                





후기  





친구와는 공감하고 배려하려 노력하고

때마다 고맙다고 말하면서

왜 부모, 아내, 자식, 나, 죽음에게는 함부로 하는 것일까

친구 중에 친구니까 더 감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친구에게는 무례하면 안 되는데

때마다 미안하다 말하면서

왜 부모, 아내, 자식, 나, 죽음에게는 함부로 하는 것일까

친구 중에 친구니까 더 삼가야 하는 것 아닌가  





죽음의 나이     



죽음은 삶의 종착역이 아니어서
삶과 함께 태어난 쌍둥이이고
매 순간 삶과 함께 한 동반자이고
삶의 마지막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삶과 죽음은 선과 후가 아니어서
같이 태어나 같이 살다가 같이 죽는다.
죽음은 삶의 곁을 항상 지키니
삶과 죽음은 한 몸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삶을 두려워 말고 죽음을 낭비 말라.
죽음을 두려워 말고 삶을 낭비 말라.




ㅡㅡㅡ




디 엔드



헥헥헥

어유 숨차

고마워유. 여기까지 와 주셔서

무슨 얘기 하는지 잊었지유


핵심 : 친구는 만드는 거

비결 :


가.먼저 말 붙인다

나.나 낮춘다

다.솔직하게

라.먹힐 때까지


이러면 외로울 틈이 없어유

제가 하나 하나 다 실험해 본 거라 믿어도 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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