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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의 미학

160화. 도전론

by 가매기삼거리에서


절박이 노력을 이긴다

절박은 노력의 산물이다.

절박은 노력의 끝에서 온다.


절박은 가위다.

불면의 나날.

막다른 골목.


절박은 승부사.

전술 끝판왕.

막판 뒤집기.


절박은 쥐어짠다.

마른 수건이 땀으로 젖는다.

마지막 몸부림.


절박은 위기에서 온다.



ㅡㅡㅡ



나는 생애 세 번 절박했다.


1. 18세. 대입 대실패했을 때ㅡ이래서는 인생 망치겠더라. 절박 돌파.

2. 21세. 독재자에 군에 납치 당했을 때ㅡ이래서는 진짜 죽겠더라. 절박 돌파.

3. 45세 파산ㅡ이러다가 가족 길거리 나앉겠더라. 절박 돌파.


둘 더 있다. 다르나 예삿일은 아니다.


4. 36세. 첫 사업. 매장이 없더라. 주차장 임차해 건물 짓는다. 절박 돌파.

5. 36세. 두 번째 매장. 최고 중 최고 목자리가 나왔다. 10년을 기다린 이가 있다. 계약 전날 주인 앞에서 무릎 꿇고 말 없이 폭포수 눈물. 액션 아니다. 막판 뒤집기. 절박 돌파. 직후 IMF. 매장이 가족을 20년 먹여 살린다. 파산의 해결사이기도.



ㅡㅡㅡ



절박은 원인이자 돌파구이다.

절박은 적이자 무기이다.


절박해도 안 되는 게 하나 있다.

여자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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