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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규을 Nov 18. 2022

학회, 학위, 그리고 학습

1. 나는 이틀 전,어제, 그리고 오늘 제주도로 한국항공우주학회를 왔다. 사람들이 자기가 한 연구 결과를 모아서 알려주는 자리이다. 자신의 논문에 해당하는 발표장으로 간다. 발표장은 분야마다 나눠져있다. 단순히 유체역학, 구조역학, 제어 이런식이 아니라 훨씬 다양했다. 총 10개의 발표장에서 10개의 분야에 대한 논문들이 계속 발표되고 질문도 하고, 사람들과 의견을 교류했다. 내가 느끼기에는 별 감흥 없는 논문들도 있었지만, 대단한 논문도 몇 편 있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내가 궁금한 지점을 정확히 찝어주는 논문은 아직 없었다. 내가 아마 써야겠지?


2. 대학원 탈출 일기라는 웹툰을 봤다. 미리보기 연재분 중 “왕고의 졸업”이라는 편인데, 스포일러는 아니니까 편하게 읽어도 된다. 긴 시간 고생하고 나서 결국 XX박사 라는 말을 듣는데 멈췄던 감정이, 멈췄던 눈물이 다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나도 박사를 따게 될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싶다. 요즘 콜로라도 연구 파견을 위해서 연구 계획서를 쓰고 있는데, 내가 연구하기 전에 사람들은 왜 이리 많이 한 것인지, 내가 주제를 제대로 잡은 것은 맞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그와 동시에 연구실 과제, 수업 과제, 과목 시험도 있으니 사실 조금씩 지치는 것 같다. 이런 대학원의 삶을 강제적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런 지루하고 앞이 안 보이는 불확실한 길을 걷다보면 박사가 될 것이다.


3. 제대로 효율적으로 학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이 학습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학회에서 질문을 많이 했을 때도 있지만, 많이 안 한 세션도 있는데, 항상 질문하고 스스로 생각해야겠다. 대학원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누구도 대신 해결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나 자신이고, 나 자신많이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다. 조금만 더 배에 힘주고 버텨야겠다. 그러다보면 나도 여러 방면에서 학습되고, 나아진 내 자신이 상황을 좋게 만들 것이다. 도망가지만 말자. 도망은 군대 간 거에서 끝냈다. 그렇다, 도망은 가지 말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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