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동생들 말을 잘 들어야 해요~
시간이 자유로운 직업을 가졌다가 정상 출근해서 정상 퇴근하는 직장을 다닌 지 벌써 2년이 되어가고 있다.
입버릇처럼 난 묶여있는 일은 못 한다고 하더니만, 고민과 고민 끝에 직장을 선택하고 이직하여 다니고, 2달 선임과의 갈등도, 6개월 늦은 후임과의 갈등도 겪어보았고 조직 생활이 어떤 것인 줄도 알게 된 2년.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를 읽으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구조가 우리하고 아니 나처럼 늙은 구세대 하고는 다른 것을 알게 되었다.
난 젊은 사람들에게도 모르면 솔직하게 모른다고 묻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빠르게 터득하였다. 우리 사무실에는 나보다 나이 먹은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고 다들 어린 선생님들 대리님 팀장님들이다.
왜 이렇게 한번 알려주어도 금세 까먹는지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들어있는 것 같다.
혼자 해 보려 해도 안 될 때는 빠르게 살짝 눈치를 봐서 안 바쁜 것 같을 때 질문을 해서 일을 수정하고 처리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나이 먹은 사람들이 “나 때는 말이지 ~” 하면서 이야기하고 아는 척하는 것을 봐주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는다.
어리다고 “니가 뭘 알아”가 아니고 모르면 질문하고 서로 해답을 찾아가고 배울 점이 있으면 배워나가고 연륜 있는 어른들이 경험으로 가르쳐 줄 것은 또 가르쳐 주고 주고받는 형태의 일을 해야 서로 능률이 생기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생기는 것 같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키울 때 일관성이 없을 때가 있다. 어느 때는 괜찮고 어느 때는 안될 때가 있다. 같은 일이라면 한결같아야 하는데, 그때그때 엄마의 기분에 맞춰 행동할 때가 있다.
상사와 부하직원도 마찬가지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사라고 무조건적인 피드백과 명령으로만 일관할 게 아니라, 부하직원들의 말도 잘 들어주는 귀를 가지고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마음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뿐만 아니라 이렇게 마음에 문을 열고 서로 믿어주고 신뢰하고 들어주는 귀를 열린 마음을 집안에서도 실천해야 하는데, 역시 난 이론으로만 가능하고 실천이 약한 것 같기도 하고 오늘 기분에 따라서 아이들에게도 마음을 열어주고 들어줄 때가 있고 마음 문을 닫고 ‘왜’라는 질문으로 말문을 닫게 할 때가 많다.
오늘도 현관문을 열고 들어갈 때 주문을 외우고 들어간다.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지 않게 해 달라고~그렇지만, 그게 내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벌써 짜증이 섞여서 생각과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도 주문을 외워본다. 큰 딸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소리를 하고 글을 썼다. 말문이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할 말이 없어졌다.
요즘 애들은 왜 생각이 다른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는 이중적인 생각을 한다. 사무실에서는 ‘90년대생이 들어오셨습니다.’하고 빠르게 적응하려고 하면서 왜 내 아이의 말은 이해가 안 되고 문을 닫아버리는 줄 모르겠다. 주말에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눠보자고 약속을 하였지만, 나 역시도 딸아이도 벌써 자신만의 답이 나온 결과를 내놓을 것이다.
서로 부딪히게 되어있다.
긴 호흡을 하고 만나야 할 것 같다.
딸아이와 나의 시간은 다르다.
딸과 더 나빠지는 게 두렵고 서로 상처를 더 받을까 봐 카톡으로 주고받았다.
얼굴 보고 이야기하면 좀 답이 나올까?
여기서 또 요즘 것들이라는 생각이 또 나오고 만다. 요즘 것들은 이기적이다고 조금도 힘든 것을 참을 줄 모른다.
이직한 사무실에서 난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편이다. 집에서는 딸과 맞지 않는다고 하면서 직장생활에서는 나름 젊은 선생님들과 잘 지내고 있다. 딸이 볼 때는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다.
얼마 전에 동물원에 갔을 때 늑대 우리 앞에 ‘여러분이 생각하는 진정한 늑대’ 그림을 보고 큰딸 아이가 하는 말 엄마는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한다. 밖에서는 엄마가 좋은 소리를 듣고 다니고, 집에서는 화를 낸다고 하는 말이다.
왜 딸아이는 모를까? 그 사람들이 나에게 화를 나게 할 일이 뭐가 있을까? 그 사람들에게 내가 뭘 기대를 할까?
엄마와 자식 사이의 기대감은 사무실에서 직원끼리 하는 기대감과 타인에게 하는 기대감에 견줄 수가 없다는 것을 언제쯤 알 수 있을까?
양의 탈을 쓴 늑대 엄마는 오늘도 사무실에서 젊은 사람들을 열심히 보고 따라 한다.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가 아닌 난 ‘7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왔다’이다. 얼마나 젊은 사람들 눈에는 거슬리는 일 못 하는 늙은 아줌마로 보이겠는가.
면접 볼 때 떨리는 가운데에서도 안 떨리는 척 큰마음먹고 이직을 결심했으니 굳은 각오로 꼭 붙어야겠다는 심정으로 선의의 거짓말도 조금 하면서 면접을 보았다.
“엑셀은 좀 할 줄 아나요?”
“네~기본은 할 줄 압니다.”
자격증만 따 놓고 쓰지 않으니 뭘 할 줄 알았겠는가. 우선 붙고 보자 하고 이것저것 조금씩은 거짓말을 하고 면접을 떨리지 않은 것처럼 보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 후 사무실에서 모르는 것은 친한 척으로 물어보고 깨우치고 혼자서 터득하는 것이다.
젊은 인재들을 뽑아서 사무실에서 능률적으로 일하고 싶지 누가 나같이 늙은 70년생을 뽑아 일하고 싶겠는가. 우선 무슨 일을 시킬 때도 어렵고 말귀도 못 알아듣는 늙은 말단 직원은 사무실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열심히 배우고 눈치껏 일을 하였다.
젊은 팀장님들과 함께 예쁜 소품 가게를 구경하게 되었다. 소품 가게 하면 상가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일반 주택 안에 소품 가게를 차려놓고 아주 색다르게 차려져 있었다. 어떻게 이 주택 안 가게가 장사가 될까를 물어보니, 요즘은 인스타와 블로그 등을 이용하여 광고를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 상가보다 더 잘 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렇구나! 우리하고 생각이 다르구나”
“이제 동생들 말을 잘 들어야 해요. 그래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아요.”
“요즘은 90년생이 아니라 0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왔습니다. 에요”
그렇다. 뒤떨어진다고 늙었다고 나 못 해만 하지 말고, 나 때는 말이지~ 이런 고리타분한 말 하지 말자.
못하거나 부족한 점이 있으면, 빠르게 인정하고 젊은 동생들 말이 내 생각과 다르다고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하지 말고 귀 기울여서 배워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배우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배워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