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영화가 주는 잔잔한 여운

화양연화 (花樣年華)

by 임세규

오늘 한 편의 영화를 마주 했습니다.

화양연화 (花樣年華) -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말합니다.

2020년 12월 24일 재개봉된 이 영화는 2000년에 발표된 작품이지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제가 20대 후반이었군요. 사실 이 시절 화양연화를 봤다면 고개를 '갸우뚱' 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배우자가 아닌 다른 남녀의 불륜. 혼란스러운 중년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을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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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같은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 차우와 첸 부인이 서로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는 걸 눈치채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감에 대한 보상 심리였을까요. 외로움에 대한 방황이었을까요. 차우와 첸은 점점 위험한 사랑으로 이어지는군요.

'' 많은 일이 나도 모르게 시작되죠''

''날 사랑했다는 말인가요?''

" 내가 떠나야 해요. 나도 모르게.. 첨엔 그런 감정이 아니었소. 하지만 조금씩 바뀌어 갔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그와의 만남에 그녀는 수줍어 고개 숙였고 그의 소심함에 그녀는 떠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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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다가 온 사랑에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영화였습니다.


차우의 손을 잡지 못한 첸 부인의 절제된 감정 표현과 클로즈업된 손, 무협지를 쓰며 태운 차우의 담배연기는 아름다운 영상이었습니다.

양조위와 장만옥 두 명배우를 통해 태어난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린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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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에 배경이 된 음악은 '유 메이지의 테마'라는 곡입니다.


원래 이 곡은 화양연화를 위해 만들어진 곡은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영화 음악가인 우메바야시 시 구르는 일본의 시인이자 화가를 다룬 영화의 테마로 만들었는데 화양연화에도 쓰였죠.

왕가위 감독은 차기 작품들에서도 이 작곡가의 곡들을 자주 썼다고 합니다.

첫 번째 들려들일 음악은 영화에 사용된
'유 메이지의 테마' 예요.

https://youtu.be/K559UjlOx_M


두 번째는 남자 주인공 양조위가 직접 부른 OST랍니다. (주의 : 약 18초 후에 소리가 나옵니다)

https://youtu.be/yQ_FlMJYmfg


세 번째는 프랑스어 버전입니다.

https://youtu.be/_7lcb2GZo9A

이 곡들을 듣고 있다가 일전에 선배가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인간은 둘이 있어도 혼자 여도 늘 외롭다."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진다. 외로움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래야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다."

21년 전의 영화를 재개봉한다는 건 그만큼 명작이라는 이야기겠지요. 2021년의 감성을 가지고 1960년대의 홍콩에서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으로 들어가 봅니다.


마지막 자막이 심금을 울리는 군요.


" 그 시절은 지나갔고 , 이제 거기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들려오는

영화 한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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