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근린상권의 주차난을 해결하는 새로운 방식
"점점 텅 비어가는 상가, 늘어나는 주차 갈등… 해답은 ‘공유’에 있었다"
“아파트 단지 옆 상가에 가려다 포기했어요. 도저히 주차할 데가 없더라고요.”
신도시 거주 5년 차 주부 김 모 씨는 요즘 근처 상가를 거의 찾지 않는다. 주차 공간 부족이 가장 큰 이유다. 대형마트보다 가깝고, 프랜차이즈도 다양하지만 ‘불법주차 걱정’ 때문에 애써 찾아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이처럼 수도권과 지방의 신도시에서 근린상권의 주차난이 심화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상권 쇠퇴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사람이 줄면 매출이 줄고, 매출이 줄면 점포가 비고, 점포가 비면 주차장은 더 줄어드는 기이한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과연 공간이 정말 부족한 것일까?
숨겨진 여유 공간, 해법의 실마리
LH 토지주택연구원이 발간한 『LHRI-FOCUS VOL.58』에 따르면, 문제는 ‘부족’이 아니라 ‘비효율’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상가 주차장의 경우 평일 낮에는 비어있고, 반대로 주거지 주변은 저녁과 주말에 혼잡하다. 결국 수요와 공급이 어긋나는 ‘시간적 미스매치’가 문제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주차장 공동개발 및 공유운영 모델’을 제시한다. 즉, 비어 있는 상가 주차장을 주민과 함께 사용하도록 제도화하고, 지자체가 일정한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과 관리를 통합하자는 것이다.
기존 제도의 한계와 ‘맞춤형 공유’의 필요성
현행법상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상가는 개별 필지 단위로 개발되기 때문에, 상가별로 주차장을 조성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협소한 부지, 높은 건축비, 비효율적인 동선이 발생하고, ‘쓸 수 없는 주차장’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보고서는 ‘상업·업무 복합용지’ 내에 주차장을 공유 개발하거나, ‘근린상업시설 부지’에 별도 주차타워를 설치하는 등의 방안을 제시한다.
핵심은 주차장도 도시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맞춤형 공유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미래의 상권은 ‘주차’를 공유한 공간에서 살아난다
주차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단순한 ‘공간의 공유’가 아니라, ‘기능의 회복’을 의미한다. 텅 비어가는 상가를 단순히 ‘입주율 문제’로만 보지 않고,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거점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이는 곧 도시재생, 생활 SOC, 교통정책과도 연결된다. 공공이 초기 조성비용을 지원하고, 민간이 유연한 운영을 맡는 방식의 신도시형 PPP(Public-Private Partnership)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무리하며
이제 주차장은 단순한 편의시설이 아니라, 상권 활성화와 지역 주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핵심 기반시설로 인식되어야 한다.
효율적 활용과 공유 시스템 구축만으로도, 지역 상권은 충분히 회복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상가 주차장을 함께 쓰는 것만으로도, 신도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 해답은 ‘더 많이 짓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것을 ‘잘 나누는 것’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