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국가 예산 두 배, 내 월급명세서는 왜 더 얇아졌나
10년 만에 국가 예산이 두 배로 늘었다. 2017년 400조에서 2026년 728조로, 정확히 1.8배다. 숫자로만 보면 대단한 성장이다. 나라가 커졌고, 쓸 돈도 많아졌다는 뜻이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월급명세서를 볼 때마다 세금과 4대 보험료 항목이 점점 두꺼워지는 게 느껴진다. 건강보험료는 또 올랐고, 국민연금 납부액도 어느새 이렇게 커졌다. 반면 내 삶이 예산 2배만큼 나아졌다는 실감은 들지 않는다.
"국가가 돈을 더 많이 쓴다는데, 대체 그게 나한테 뭐가 달라진 건데?"
이 질문이 지금 한국 재정의 핵심이다.
먼저 팩트부터 정리하자. 예산이 1.8배 커진 이유는 네 가지다.
첫째, 경제 규모와 물가가 함께 커졌다. 한국의 실질 GDP는 2024년 기준 약 2,292조 원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고, 여기에 연평균 2% 안팎의 물가상승이 더해지면서 '아무 정책도 안 바꿔도' 예산은 자연스럽게 1.5배 정도 커진다. 1.8배 중 상당 부분은 이 경제 덩치 효과다.
둘째, 복지·보건·연금 지출이 빠르게 늘었다. 고령화와 저출산 대응으로 기초연금, 아동수당, 노인일자리, 건강보험 국고지원 등이 크게 확대됐다. 2025년 기준 공공사회복지지출은 2021년에 이미 337조 원(GDP 대비 15.2%)에 달했고, 계속 증가 중이다. 보건복지부 예산만 봐도 2023년 109조에서 2024년 122조로 1년 새 12% 넘게 뛰었다.
셋째, 코로나 이후 확대된 재정 기조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2020년 이후 경기 대응,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지원 등으로 대규모 추경이 반복되면서 예산의 '기준선' 자체가 한 단계 점프했다. 2022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5.4% 수준까지 벌어졌고, 이후에도 적자가 구조화된 상태다.
넷째, 정치적으로 예산을 줄이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됐다. 교육, 복지, 지역 SOC, 보조금은 한 번 만들면 줄이기 어렵다. 2026년 예산도 "미래 성장동력, 민생지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8.1% 증액되면서 다시 크게 올랐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이거다. 우리 경제는 분명 성장했지만, 빚이 더 빠르게 늘었다는 사실이다. 일반정부 부채비율은 2019년 42.1%에서 2022년 54.3%로 급등했고, IMF는 2025년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을 54.5% 수준으로 본다. 경제는 완만하게, 재정과 채무는 더 가파르게 늘어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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