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높은 곳에 있지 않다

꾸뻬 씨는 왜 먼 여행 끝에 결국 자기 마음의 기준으로 돌아왔는가

by 김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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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행복을 묻는 여행의 출발점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은 애초에 거대한 철학서가 아니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했던 저자는,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젊은 정신과 의사 꾸뻬를 앞세워 “무엇이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또 불행하게 하는가”를 묻는 여행담을 만들었다. 이 작품은 프랑스에서 2002년 원작으로 소개되었고, 한국에는 2004년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 소설의 출발점이 인상적인 이유는, 꾸뻬가 불행한 사람만 만나서 길을 떠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는 조건은 충분해 보이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는다. 문제는 삶의 결핍만이 아니라, 행복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일 수 있다는 점을 말이다.


오늘 우리도 다르지 않다. 행복을 잃는 가장 흔한 방식은 가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행복으로 인정하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그래서 행복의 문제는 소유의 문제가 아니라 기준의 문제로 옮겨간다.


2. 기대가 만든 공허의 간격


대표님이 첨부하신 「행복의 기준」은 이 문제를 아주 단순하지만 날카롭게 정리한다. 행복은 현실을 무한히 키우는 경쟁이 아니라, 기대의 높이를 조정하는 지혜에 가깝고, 그 조정은 포기가 아니라 현실과의 화해라는 것이다. 그 문서가 제시한 “행복 = 현실 / 기대”라는 비유는 학문적 공식이라기보다, 우리가 왜 충분한 조건 속에서도 늘 부족함을 느끼는지를 설명하는 삶의 언어에 가깝다.


이 통찰은 소로의 『월든』과도 닿아 있다. 소로는 인간이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더 부유해진다고 썼다. 많이 쥐는 능력보다, 무엇을 굳이 쥐지 않아도 되는지를 아는 능력이 삶의 질을 바꾼다는 뜻이다.


문제는 현대의 삶이 기대치를 낮추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회는 늘 더 높은 연봉, 더 나은 집, 더 많은 인정, 더 빠른 성취를 다음 기준으로 제시한다. 기준이 계단처럼 계속 올라가는데 현실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니, 사람은 성취한 뒤에도 자주 공허해진다.


행복을 잃는 첫 번째 순간은 실패할 때가 아니다.
기준이 내 삶보다 먼저 타인의 속도로 결정될 때이다.


3. 멀리 가서 알게 된 가까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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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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