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판결 이후에도 관세는 계속된다

미국 법원의 ‘불법’ 판결에도 작동하는 관세와 한국의 생존 공식

by 김선철
Supreme-Court.jpg 출처 : 폭스 뉴스, AP 사진/재클린 마틴

법원이 ‘불법’이라 했지만, 세관은 오늘도 돈을 걷는다.


8월 말, 평택항에 쌓인 강판 더미를 보며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미국행 선적이 또 밀렸습니다. 바이어가 ‘관세 50%’를 가격에서 빼달라네요.” 뉴스에선 “미국 연방항소법원이 대부분의 관세를 ‘불법’이라 판결했다”는 속보가 흘렀지만, 항만의 시간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컨테이너는 그대로, 계약서는 다시 계산표로 돌아갔습니다. 법원이 ‘위법’이라고 말해도, 관세는 당장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집행은 10월 14일까지 유예).


1. 무슨 판결인가—그리고 왜 당장 우리에게 체감되나


연방순회항소법원이 “IEEPA(국제비상경제권법)를 근거로 한 광범위 ‘보복·상호주의’ 관세는 권한 일탈”이라 본 겁니다. 다만 철강·알루미늄처럼 ‘국가안보(무역확장법 232조)’ 근거로 올린 관세는 이번 판결의 직접 대상이 아니라서, 50% 관세 같은 고율 조치는 당분간 그대로입니다. 즉, 광범위한 일괄관세는 불법으로 판단되었지만 핵심 품목의 고율관세는 유지—현장의 가격·물류는 계속 흔들립니다.


2. 한국경제에 전해지는 ‘세 갈래 파도’


1) 교역 파도(수출 채널)

7월 한국의 對미 철강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 미국의 50% 관세 확대 이후 평택항에 강재가 쌓이고, 단가·물량이 동시에 흔들렸습니다. 자동차는 ‘FTA 0%’의 이점이 사라지며 일반 15% 관세가 적용되면서 마진·가격 전략의 전면 재설계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2) 가격·심리 파도(물가·투자 채널)

한국은행의 모형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성장률 -0.45%p, 2026년 -0.60%p 하방압력. 물가는 각각 -0.15%p, -0.25%p 낮아지는 ‘디스인플레이션’(수요 위축)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납니다. 관세가 수입물가를 밀어 올리기보다 수출·투자·고용을 위축시켜 총수요를 더 세게 누르는 그림입니다.


3) 법·정책 파도(불확실성 채널)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김선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대학에서 경제와 부동산의 인과관계를 연구하고, 실무에서 부동산 개발과 금융이 교차하는 복잡한 퍼즐을 풀어가며,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16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2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83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0화‘개인투자용 국채’ 한국판 20년 저축의 실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