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p의 야구일기 - 41 -

[SK wyverns] 힐만 감독의 승부수

by Silp

9월 20일 5위 싸움의 중요한 승부처에서 기아를 상대하게 되었다. 전날 승리하면서 분위기는 sk로 넘어왔지만, 상대는 이번 시즌 1위 기아이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다. 두산전 완투승을 거둔 다이아몬드 선수가 선발로 나오면서 sk는 총력전을 준비했다. 특히 기아의 선발은 두 번째 출전인 이민우 선수였고, sk는 이날 경기 이후로 8일을 쉬기 때문에 승리를 가져와야 했다.

다이아몬드 선수가 안치홍 선수에게 맞은 홈런을 제외하고, 큰 위기 없이 6 1/3이닝을 던졌고, sk는 조금 빠르게 불펜을 운용하면서 승리를 굳히려고 하였다. 최근 불펜이 안정감을 가지게 되면서, 힐만 감독은 빠른 투수 교체를 시도했다. 다이아몬드 선수가 선두타자 백용환 선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기아에서 희생 번트로 2루로 주자를 보내자 sk는 박정배 선수를 투입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1점 차 리드이기 때문에 장타 하나면 동점 혹은 역전까지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이아몬드 선수가 적은 투구 수였지만,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것이 투수가 흔들렸다고 판단하고, 바로 박정배 선수를 투입한 것이다. 박정배 선수는 2개의 아웃 카운트를 막고, 팀의 리드를 유지시켰다.


힐만 감독은 8회 백인식 선수를 투입하면서 다시 한번 승부를 걸었다. 백인식 선수가 한화전 승리 이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전날 1이닝을 던졌음에도 등판하게 되었다. 백인식 선수는 힐만 감독의 기대대로 8회를 깔끔하게 막았다. 8회 13개의 공을 던진 백인식 선수는 9회에 이어 나왔다. sk타자들이 추가 점수를 못 냈고, 9회 실점이 많은 sk이기 때문에 기아의 역전 가능성이 높았다.


선두타자 6번 이범호 선수 상대로 백인식 선수는 빠르게 2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이범호 선수가 5구에 안타를 만들었다. 아웃카운트 0의 주자 1루, 김민식 선수의 번트가 예상된 순간 기아의 선택은 대타 최형우 선수였다. 이 장면에서 힐만 감독의 과감한 승부수를 볼 수 있었다. 최근 페이스는 떨어졌지만, 올 시즌 가장 좋은 득점권 능력을 가진 최형우 선수이며, sk를 상대로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또한 언더/사이드 투수 상대로 좋기 때문에 sk는 긴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sk의 마운드는 8회에 던지고, 9회에 이어 나온 백인식 선수가 지키고 있었다. 긴장되는 순간 백인식 선수는 최형우 선수를 병살로 처리하면서 아웃 카운트를 2개로 늘렸다. 힐만 감독의 믿음을 그대로 보답한 순간이었다. 이 장면을 데이터로 한 번 보았다.


백인식 선수.png < 백인식 선수 우타/좌타 별 성적 (스탯티즈 참고) >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좌타자 성적이 매우 좋았다. 우타/좌타를 상대한 타석수도 큰 차이가 없음에도 좌타자 상대로 성적이 좋았다. 힐만 감독은 백인식 선수가 좌타자 상대로 기록이 좋았기 때문에 믿고 이닝을 맡겼다. 그리고 그대로 결과로 보답했다.


백인식 주자1루.png < 백인식 선수의 주자 1루 상황 성적 (스탯티즈 참고) >


주자 1루에 있을 때 백인식 선수는 거의 극강이었다. 최형우 선수의 병살을 제외하고( 데이터는 9월 23일 기준이기 때문에 ) 2개나 있으며, 타자가 쉽게 출루하지 못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힐만 감독은 백인식 선수에 대한 믿음은 이런 성적이 바탕이 되어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서동욱 선수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대타 오준혁 선수를 중견수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면서 팀의 승리를 지켰다.


경기를 보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해설자분께서 왜 박희수 선수를 투입 안 하는가에 의문을 가졌다는 점이다. 백인식 선수가 이런 성적을 가지고 있고, 힐만 감독이 선수의 장점을 믿고 투입하는 성향을 알고 있다면, 힐만 감독이 박희수 선수를 선택하지 않았음에 의문을 계속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최형우 선수를 병살로 처리하면서 2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든 이후에도 야구를 해설하는 해설자께서 야구 중계를 보는 시청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지 못했다.


< 박희수 선수 좌타자 상대 성적 (스탯티즈 참고) >

9회 말 1점 차 0 아웃 상황에서 상대는 최형우 선수가 대타로 나오면서 번트 작전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결국 투수는 승부해야 했다. 박희수 선수는 좌타자 상대로 병살을 단 한 개도 처리 못했으며 피장타율이 0.476으로 백인식 선수보다 장타를 맞아 팀이 동점 혹은 역전이 될 확률이 높았다.


박희수 세부정보.png < 박희수 선수 1점차 상황, 주자 1루일 때 성적 (스탯티즈 참고) >


박희수 선수가 1점 차 상황일 때 성적과 주자 1루일 때 성적을 정리했다. 과연 9회 말 1점 차 1루에 발 빠른 주자가 나가 있을 때 피장타율이 0.5를 넘어가는 박희수 선수로 바꾸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질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야구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을 알지 못하고 야구는 데이터에서 벗어난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해설자께서 박희수 선수를 투입하지 않은 것에 의문을 가진 점을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좌타자가 대타로 나왔으니, 좌투수를 투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박혀 의문을 가졌다고 하면 큰 실망을 할 것 같다.


백인식 선수를 믿고 경기를 마무리한 것은 힐만 감독의 승부수였다. 이날 경기를 기아가 가져갔다면, sk는 잠시 휴식기 동안 분위기가 좋지 않았을 것이다. 힐만 감독은 이기기 위해 상황을 고려한 선택을 했으며, 그 선택은 결국 승리로 돌아왔다. 이날 중계를 보면서, 그 선택이 잘 못되었다고 근거 없이 의문으로 가득 찬 중계를 보면서 아쉬운 감정이 들었다. 감독의 선택에 의문을 품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믿음과 그 믿음에 보답한 선수를 칭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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