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자전거 출퇴근은 교통비를 아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꼬박꼬박 하게 된다면 일단 식비가 많이 나갑니다. 많이 움직이는 만큼 많이 먹게 되는 것이죠. 또한, 자전거를 유지하는데에 드는 비용이 상당히 많이 나갑니다. 기본적으로 체인이나 구동계를 주기적으로 손보고 수명이 다하면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8단이나 9단 정도의 자전거라면 부속품들이 저렴한 편이니 부담이 덜합니다만 10단 이상의 자전거는 구동계 유지 비용만해도 무시못합니다. 또한, 이것저것 용품을 사거나 자전거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자전거를 바꿔준다면 교통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경제적인 목적으로 자전거 출퇴근을 하려 한다면 최대한 저렴한(뒷 변속기 9단 이하) 자전거를 이용하고 자전거나 용품에 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합니다.
운동이 목적이거나 자전거를 타는게 좋아서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싶다면 말리지 않습니다.
어서 시작하세요.
그래도 자전거 출퇴근이 하고 싶다면 여러가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딱 자전거 타기 좋은 지금 시기에는 막연하게 자전거로 출퇴근하면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할 수 있겠지 하고 시작했다가 작심삼일이 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것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므로 일을 벌이기 전에 조목조목 따져봐야 합니다. 아래 항목 중에 해결이 안 되는 것이 있다면 출퇴근이 힘들다고 보아야 합니다.
1. 거리
집에서 직장까지 하루 총 운행거리가 30km가 넘어가면 자전거 출퇴근 초반에는 집에 들어가서 쓰러져 잠들기 바쁠 겁니다. 처음 자출 할 때는 20km 정도를 달리는 편이 좋습니다. 직장까지 편도 20km가 넘어가는데 어떻게 하루 20km만 타느냐?라고 하는 분들은 아래의 출퇴근 부분을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2. 노면 상태
주로 다닐 길의 상태에 따라서 자전거의 종류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자전거길과 도로를 주로 이용한다면 로드바이크나 하이브리드, 비포장길이나 인도에 설치된 보행자 자전거 겸용 도로도 이용해야 한다면 MTB가 알맞겠지요.
3. 교통량
출퇴근의 대부분을 자전거길을 이용할 수 있다면 행운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돌아가더라도 안전한 루트를 이용하는 것이 안전을 위해서는 좋은데 반드시 차도를 이용해야 하면서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으로 다녀야 한다면 자전거 출퇴근은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4. 직장 내 샤워장
직장에서 땀냄새를 풍기면 안 되고 환복도 해야 한다면 샤워장이나 탈의장을 확보할 필요가 있겠지요. 정장을 입고 근무해야 한다면 정장은 회사에 놔두고 운동복과 와이셔츠만 가지고 다니면 되니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연구직이라 샤워장을 이용하기 쉽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겠지요.
5. 자전거 보관 장소
가장 중요한 조건이지 않을까 합니다. 자전거를 분실할 염려가 없는 곳에 보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보안이 전혀 안 되는 곳에 자전거를 놔두어야 한다면 자전거 출퇴근은 불가능합니다.
위에서 자전거로 출퇴근할 수 있는 요건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자전거 출퇴근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하면 가장 큰 문제는 피로도라 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직장에 도착하면 한 동안 직장에서 닭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열심히 달려서 집에 도착하면 씻고 잠들기 바쁠 겁니다. 초반에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전거 좀 타보려다 일을 제대로 못한다면 안 하느니만 못하겠지요.
그래서, 처음에는 격일 출퇴근을 해보길 권합니다.
격일 출퇴근 방법
간단합니다.
밤에 자전거를 직장에 두고 퇴근할 수 있다면 일주일에 한 번,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 후 퇴근할 때 자전거를 놔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그 다음날 정상 출근 후에 퇴근할 때 자전거로 퇴근하면 됩니다.
승용차로 다녀야 한다면 차에 자전거를 싣고 와서 차를 놔두고 자전거로 퇴근하면 되는 거지요. 어지간한 자전거는 앞바퀴만 빼면 일반 승용차 뒷좌석에 들어갑니다. 시트가 더러워지지 않게 주의해주세요.
이렇게 하면 20km 이상의 먼 거리도 일주일에 한 번만 왕복하면 되니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길 겁니다. 자전거 출퇴근에 적응이 되고 체력도 늘어나면 일주일에 두 번으로 횟수를 늘리면 주 5일 기준으로 4일은 자전거를 타게 됩니다.
차차 체력이 늘어나면 자전거로 왕복 출퇴근을 해도 괜찮겠지요.
집과 직장의 거리가 3-40km 정도로 너무 멀 때에도 격일 출퇴근은 어느 정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주말에 꾸준히 자전거를 타면서 거리에 익숙해져야 가능해지긴 합니다.